[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이것이 즐기는 자의 위력이다. 매 순간 자신을 믿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일에 전념한 끝에 이뤄낸 결과물은 대단했다. 아이돌 가수에서 믿고 보는 배우이자 신흥 로코 강자로 거듭난 김세정이다.

SBS 월화드라마 '사내맞선'(극본 한설희·연출 박선호)은 얼굴 천재 능력남 CEO 강태무(안효섭)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 신하리(김세정)의 스릴 가득 '퇴사 방지' 오피스 로맨스다. 첫사랑이나 학원로맨스가 아닌, 솔직하면서도 무르익은 '진짜 어른들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사내맞선'은 답답하지 않은 빠른 전개와 만화적 상상력을 녹인 CG 등으로 인기를 끌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또한 OTT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5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세정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행복하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사내맞선'은 가족들과 다같이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다양한 연령층을 이끌 수 있는 드라마였기 때문에 감사한 결과를 받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로코의 가장 큰 장점은 사소한 부분을 특별하게 만드는 거다. 해외에 계신 분들도 저희와 비슷한 마음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흥행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극 중 GO푸드 레토르트 식품개발 1팀 대리 신하리 역을 맡았다. 존재감은 2% 부족하지만, 씩씩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캐릭터를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그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처음에는 대본을 열심히 읽었다. 어떻게 하면 덜 과해질지 생각했다. 그냥 웃겨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연기 스터디 모임에서 캐릭터 연구를 끊임없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하리와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닮아 있는 구석이 정말 많더라. 제 성격을 다른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는 게 너무 똑같더라. 점수로 매기자면 90점 정도였다. 다만 다른 점은 상대방 의견을 듣는 방식이었다. 이런 부분만 제외하면 나머지는 거진 비슷했다"라고 말했다.

김세정

김세정은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깨우는 로맨스로 눈길을 끌었다. 과몰입을 유발하는 '김세정 표' 힐링 로맨스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매료시켰으며, 유쾌하고 따뜻한 매력으로 남심을 무장해제시켰다.

'국민 여친'으로 우뚝선 김세정은 로맨스 호흡을 맞춘 안효섭에 대해 "상대 배우의 흐름을 잘 읽는 사람이다. '사내맞선' 경우 애드리브가 난무하는 촬영장이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흐름을 읽어야 받아칠 수 있었다. 근데 안효섭은 서로 주고받아야 할 부분을 정확히 알더라"라고 칭찬했다.

그는 "안효섭 덕분에 믿음 하에 로맨스를 즐겼던 것 같다. 기분 좋은 호흡이었다"라며 "제가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안효섭을 비롯한 배우들 덕분이었다. 이들의 배려가 없었더라면 신하리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라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또한 김세정과 안효섭은 수위 높은 베드신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원래 대본상으로 이정도의 수위가 아니었다. 근데 바로 이전에 찍었던 게 감정을 폭발하게 되는 신이었다. 그래서 감정의 선을 이어가고자 수위를 높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세정, 설인아의 '워맨스' 역시 화제를 모았다. 실제 '찐친'을 연상케 하는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은 매회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이에 대해 "이야기가 잘 통하는 친구다. 걱정될 때마다 연락을 주고 받았다.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 크다"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메인 커플뿐만 아니라 김민규·설인아 커플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다름'을 꼽았다. 김세정은 "사실 안효섭과 저는 조심스러운 캐릭터다. 근데 저희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다 해줬다. 자칫 스토리가 느슨해질 수 있었지만, 너무나 잘해줘서 상부상조가 잘 됐다"라고 밝혔다.

김세정

김세정은 지난 2016년 Mnet '프로듀스 101'에서 최종 2위를 기록하며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했다. 같은 해 소속사에서 론칭한 걸그룹 구구단 멤버로도 데뷔, 특유의 밝은 매력으로 사랑을 받았다. 이후 솔로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 활약을 펼쳤다.

2020년 구구단이 해체한 뒤 김세정은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OCN '경이로운 소문'에서 걸크러쉬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원작 웹툰의 매력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차기작 '사내맞선'까지 흥행하면서 단숨에 믿고 보는 배우로 떠올랐다.

김세정은 뻔한 로맨틱 코미디 '사내맞선'을 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을 읽는데 손뼉치게 되는 장면이 넘쳐나더라. 저도 모르게 다음 화가 궁금해졌다"라며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심리적으로 지쳐계신다. 그렇기에 단순함이 우리에게 필요한 힐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저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첫 번째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는데 해보니까 정말 어렵더라. 이번 같은 경우에는 애매한 선을 지키는 게 어려웠다. 다만 이를 계속 연구하는 게 흥미로웠다. 로맨틱 코미디를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 작품이 '사내맞선'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사내맞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의 중요성을 더 느끼게 됐다. '열심히 하면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오는구나'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과거에는 보이는 것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라고 말했다.

해마다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세정의 원동력은 '재미'였다. 그는 "일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지칠 것 같은 순간에 주변 지인들이 잘 케어해주셨다. 일을 사랑하게 되면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근데 그 누구도 저를 멀리 대하지 않더라. 덕분에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세정은 "단순하게 음악, 드라마, 영화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는 장점을 잘 녹이는 사람이라 그 부분을 살리려고 한다. 숨겨왔던 저의 또 다른 면을 꺼내면서 발전하고 싶다. 그런 기대감이 크다"라고 전했다.

김세정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