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 배우 윤여정이 자신의 삶을 반추했다.

23일 저녁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윤여정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로 데뷔 57년 차가 된 윤여정. 그런 윤여정에게 조세호는 "제가 마흔이 넘었는데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에 윤여정은 "나는 마흔한 살 때 무슨 생각을 했나 생각을 해봤다. 저의 모든 기록은 작품으로 기록된다. 마흔 여섯에 '사랑이 뭐길래'를 했고, 그전까지는 단역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여정에게 40대는 생계를 위해 연예계에 복귀해 단역을 전전하며 고생했던 시기였다. 윤여정은 "다시 미국에 들어가서 그냥 애들을 키워야 하나, 여기서 살아야 하나 고민하며 힘들었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고민할 여력이 없었다"고 자신의 40대를 회상했다.

또한 윤여정은 "그때가 제일 힘들 때였다. 길에서 연기하려니까 조금 부끄럽더라. 옛날에는 촬영을 다 세트에만 했는데 다시 복귀하니까 로케이션 촬영을 하더라. 제가 안경을 벗으면 눈이 안 보인다. 그래서 안경을 벗고 연기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윤여정은 "미국으로 다시 가느냐 고민했다. 나는 타이프도 못 치고 영어도 잘 못하는데 뭘할까 고민했다. 마트 가서 계산은 할 수 있겠더라. 임금이 시간당 2.5달러라고 하더라. 애들 데리고 갈까 했더니 김수현 씨가 미쳤냐고 '너 재주가 있다..너 배우 다시 하면 돼'라고 하더라. '대신 내 것에 나오면 안 된다, 내 것에 나오면 내 빽으로 나왔다고 한다. 네 힘으로 명성을 찾아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그래도 아무도 나를 안 찾아줘서 김수현 씨가 맹세를 깨고 자기 작품에 불러줬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자신과 같이 늙고 싶다는 젊은 세대들에게 "나를 롤모델로 삼으면 안된다"고 했다. 윤여정은 "나는 이랬다 저랬다 한다. 아침에 나갈 때는 스태프들에게 화 내지 않고 관용으로 집에 돌아오리라 결심한다. 그런데 마이크를 채워주는데 너무 추우니까 '너무 춥다. 밴드 없니?'라고 했다. 난 왜 이렇게 인내심이 없는지 후회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로 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살아오면 윤여정이 얻은 것과 일은 것은 무엇일까. 윤여정은 이에 대해 "얻은 것은 그냥 허명이다. 유명해졌다는 거. 그게 그냥 이유 없이 치켜세워졌다가 이유 없이 매도 당하지 않나. 그런 거품 같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여정은 "잃은 건 없을 거다. 난 일을 일로 했으니까. 나는 그냥 후회도 없고 잃은 것도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