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라디오스타'에서 성우 안지환이 더빙하다 기절할 뻔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16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안지환이 출연해 성우로서 활동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에 대해 말했다.

이날 안지환은 베테랑 성우답게 남다른 경력을 들려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려 "21년간 'TV동물농장'에서 활약 중"이라는 그는 "이 밖에 고정 프로그램도 7~8개 정도 하고 있다. MC로 나오는 방송은 3개 정도 된다"면서 "한창 많이 할 땐 고정 프로그램 27개에 달했다. 비고정은 5배 정도 많았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위기탈출 넘버원' '이야기 속으로' '러브 하우스' 등에서의 그의 멘트는 유행어가 되기도. 안지환은 "유행어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고 고정이 많다 보니 목소리를 다 다르게 해야 하지 않냐. 그래서 자연스레 유행어 아닌 유행어가 생기게 됐다. '무릎팍 도사' 애드리브도 처음부터 하려고 한 게 아니다. 더빙실 안에만 있으면 밖에서 리코딩 버튼을 누른지 모른다. 예를 들어 어떤 가수가 나왔을 때 '나 그 가수 별로 안 좋아해'라고 말했는데 그 사담을 방송에 내더라. 나중에 시간이 흘러 그 가수가 또 나왔을 때 '두 번씩이나 나올 캐릭터는 아니지 않냐?'고 했는데 그걸 또 방송에 냈다. 그게 애드리브로 자리 잡게 됐다"고 밝혔다.


오랜 성우 경험만큼 외화 더빙 경험도 많았다. 1만 편 이상의 더빙을 했을 정도라고. 안지환은 "특히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이완 맥그리거, 조니 뎁, 주드로 등의 더빙을 많이 맡았다"는 그는 "주로 샤프한 캐릭터를 위주로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지환은 더빙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입모양을 맞추는 게 기본이다. 성우들 사이에선 입 길이가 남을 때 하는 유행어가 있다. '아시겠어요?'를 꼭 한다. 간혹 '아시겠어요?'가 안 어울리면 끝 말을 두 번 한다. 그렇게 하면 입 길이가 대충 맞다. '긴급출동 911' 등에서의 일반인 멘트는 번역하다 보면 대사가 짧아지기 마련인데, 이 경우 끝날 때까지 반복한다"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안지환은 "더빙하다 세상 뜰 뻔한 적도 있다"고 해 궁금증을 높였다. 그는 "호흡 때문에 정신을 잃을뻔했다"면서 "약간 야한 영화의 녹음을 맡게 됐는데 후시 녹음이었다. 보수가 현찰이었고 대본이 얇아 금방 끝나겠다 싶어 참여했다. 여자 성우 선배랑 들어갔는데 막상 뜨거운 장면이 나오니 너무 창피하더라. 빨리 끝내자 다짐하고 들어가 호흡을 막 내뱉었다. 뛰지도 않고 맨 호흡으로 내뱉으니까 핑 돌더라. 스튜디오 벽을 쓰러지면서 잡았는데 다들 연기로 착각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또다시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고 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라디오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