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자극적인 요소를 덜어냈지만 묘하게 끌린다. 보통의 범죄극과 차별화를 둔 '악의 마음'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호연으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극본 설이나·연출 박보람, 이하 '악의 마음')이 14일 첫 방송됐다.
'악의 마음'은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악의 정점에 선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치열하게 들여다봐야만 했던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다. 웰메이드 범죄 심리 수사극을 예고하며 2022년 상반기 가장 주목해야 할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연쇄 성폭행범 추적에 나선 송하영(김남길)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998년 3월 동부경찰서 강력계 경사 송하영은 성폭행 범죄자 '빨간 모자'를 잡고자 동료와 잠복 수사에 나섰다. 이윽고 수상한 남자를 발견, 대치 끝에 검거했지만 모방범으로 밝혀졌다.
그 사이 임산부 최화연이 자신의 집에서 사망했다. 이에 경찰은 당시 집에 들렀던 남자친구 방기훈을 체포했다. 특히 피의자가 된 방기훈은 경감 박대웅(정만식)의 강압적 수사로 인해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하지만 송하영은 이러한 현실은 납득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여러 정황을 살핀 뒤, 단독으로 수사에 나섰다. 송하영은 감식계장 국영수(진선규)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마침 범죄행동분석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국영수는 송하영의 능력을 단번에 알아보고 프로파일러를 제안했다.
이후 시간은 1년 5개월이 흘렀고, '빨간 모자'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진범은 다름 아닌 중국집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그는 최화연을 죽였던 방식과 동일하게 표적 삼은 여성을 목 졸라 살해했다.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송하영은 동료들과 함께 현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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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마음 |
'악의 마음'은 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로 잘 알려진 권일용과 고나무 작가가 집필한 동명의 논픽션 르포를 기반으로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태동을 그리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특히 SBS '열혈사제',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통해 연출력을 쌓은 박보람 감독의 입봉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박보람 감독은 일반 범죄극과 달리 '범죄 행위'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19금 편성으로 출발하긴 했지만, 범죄자의 살해 과정을 최대한 줄여서 송출했다. 나체 시신 역시 모자이크로 처리돼 눈길을 끌었다. 자극적 공식을 따르지 않은 그의 판단은 시청자들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신선함을 안기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박보람 감독은 하나의 이야기로 극을 전개하지 않고, 2~3회분으로 나눠서 소재를 바꾸는 옴니버스 구성을 택했다. 이러한 '악의 마음'의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화면 연출을 통해 특유의 장르적 분위기를 더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와 함께 '악의 마음'으로 데뷔하게 된 설이나 작가가 곳곳에 심어놓은 장치들은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억울하게 누명 쓰고 옥살이를 하게 된 최화연 남자친구 방기훈을 송하영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설정한 부분은 향후 내용의 궁금증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배우들 연기도 나무랄 데 없었다. 극의 중후반부를 홀로 이끌어가다시피 했던 김남길은 특유의 표정과 디테일한 제스처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몸을 사리지 않으며 촬영한 액션신 역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더불어 진선규, 정만식은 김남길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과 뛰어난 합으로 1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색다른 시도가 돋보인 '악의 마음'은 새해 첫 드라마로 고른 SBS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범죄를 쫓는 송하영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초반의 호평을 이어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악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