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올 한 해도 어김없이 연예계는 다사다난했습니다. K팝을 선두하는 4대 기업들이 팬데믹 악재 속에서도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K-드라마가 글로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한 단계 도약한 해였지만, 내부는 일부 스타들의 도덕적 해이로 시끄러웠습니다. 학폭(학교폭력)부터 사생활 문제, 범법 행위까지 논란에 휩싸인 일부 스타들의 문제를 되짚어봅니다. 오는 2022년 임인년에는 이들이 지난날의 과오를 바로잡고 동반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김정현 - 공사 구분은 '딱딱하게' 확실히
연예 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종종 돌발 상황을 경험할 때가 있다. 대개는 기억에서 사라지는 사고들이지만 도무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일도 있다. MBC '시간' 제작발표회가 그렇다. 시종일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표정을 짓던 배우 김정현이 여배우의 팔짱을 뿌리친 순간, 현장의 공기는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수많은 현장을 다녔지만 이토록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고 무례한 배우는 본 적이 없다. (이후에도 없을 듯하다.)
좀 놀랐지만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김정현이 촬영 내내 대본 수정을 요구하며 세계와 단절된 사람처럼 홀로 다닌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던 때였다. 그의 무례한 태도로 상대 여배우가 매일 눈물을 쏟는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 이유가 수 년이 흘러 올해 초에야 세간에 밝혀지자 김정현은 숨어버렸다. 그의 진짜 잘못은 여기에 있다. (김정현은 논란이 불거지기 전 한 번도 '시간'의 제작진과 상대 여배우에게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전 여자친구인 서예지를 향한 비난이 더 크자 그 여론 뒤로 몸을 감춘 것이다. 서예지가 뭘 요구했든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건 김정현이다. 서예지의 황당, 아니 엽기적인 태도에도 문제는 있지만 결국 모든 잘못과 책임은 김정현 본인에게 있다. 제 사랑의 감정에 취해 수 십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한 작품을 그는 안일하게 대했고, 중도 하차하는 과정에서도 감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동료, 스태프들에게 상처를 줬다. 배우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행위들이다. 하나의 작품은 수 백명 스태프의 밥벌이가 달린 일이다. 철없는 사랑 놀음에 빠져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안긴 김정현. 올해 4월 자필로 쓴 사과문이 비록 진심이길 바란다. 철 좀 드시길.
-김지현 기자-
하정우 - 가장 필요한 건 초심
배우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 사랑이 물거품이 되는 건 한 순간이다.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호감 이미지였던 배우 하정우가 프로포폴 투약으로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하정우는 지난 2019년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19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전만 해도 치료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던 하정우가 1심에서 돌연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인정해 충격을 안겼다. 그동안 쌓아온 대중과의 신뢰가 와르르 무너진 순간이었다. 지난 9월 1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하정우에게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8만8749원을 명령했다. 하정우는 혐의를 인정하며 항소하지 않았다. 실형은 피했지만, 호감 배우 이미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한국 영화계에서 흥행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였던 하정우는 프로포폴로 인해 출연 작품들에게까지 민폐를 끼치게 됐다. 영화 '보스턴 1947' '피랍' '야행', 넷플릭스 '수리남' 등의 작품들은 주연 배우의 범법 행위로 관객들에게 공개되기도 전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안아야 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인 부동산 투자로도 대중의 비호감을 사기도 했다. 대중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일부를 처분하긴 했지만, 글쎄 떠나간 호감이 그렇게 쉽게 회복될 리 없다. 호감 배우에서 민폐 배우로, 하정우의 2021년이 아쉽기만 하다.
-최하나 기자-
박유천 - 기회는 영원하지 않은 법
박유천,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절대적 팬덤을 거느린 덕인지 박유천은 벼랑 끝에 서 있다가도 늘 길을 찾았다. "이름 석 자를 걸고 결코 마약을 한 적 없다"는 당당한 기자회견이 거짓으로 밝혀졌을 때도 일부 팬들은 여전히 그를 옹호했다. 팬덤의 지지는 은퇴 선언을 번복하는 힘이 됐고, 덕분에 새 소속사를 세우고 화보집도 낼 수 있었다. 고가 논란에도 매진 행렬을 기록했으니 대단한 팬덤이다.
새 출발도 잠시, 또 논란에 휩싸였다. 현 소속사 대표 A씨가 박유천을 이중계약 문제로 고발한 것이다. A씨에 따르면 박유천은 현 소속사와 상의 없이 타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또 박유천이 법인카드로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하고 유흥업소에 다녔다고 주장하며 6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박유천은 A씨의 횡령이 있었다고 맞섰다. 아직 진실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지만, 바람 잘 날 없는 박유천의 새 출발은 불안해 보인다. 팬덤을 제외한 여론 역시 상당히 부정적이다. 향후 반등을 이뤄내기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그다. 타 물의 연예인에 비해 많은 기회를 얻었음에도 지난 잘못을 제대로 뉘우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박유천, 무엇을 더 잃어야 깨닫게 될까.
-박상후 기자-
김선호 -절반의 행운, 절반의 불행
올해 김선호 만큼 타이밍이 나쁜 배우가 또 있을까. 가파르게 인기 상승세를 타던 시기, 갑작스럽게 터진 사생활 논란으로 암흑 같은 하반기를 보냈다. 지난 10월 김선호 전 여자친구인 A씨는 김선호가 임신 중절을 종용했으며, 낙태를 한 후에는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고 폭로했다. 또 김선호가 매일 스태프를 헐뜯었다며 인성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폭로는 그가 주연을 맡아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던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종영 당일 불거졌다. 이후 김선호는 롤러코스터 같은 한 달 여의 시간을 보냈다. 침묵하던 김선호는 결국 사실을 인정했고, 팬들과 관계자들의 신뢰를 깨버린 것에 대해 사과했다. 논란의 여파로 출연 중이던 KBS2 예능 '1박2일 시즌4'에서 하차하고 두 편의 영화 출연도 불발되면서 연예계 복귀가 요원해질 줄 알았으나, 전 여자친구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등장하며 여론이 반전됐다. 중절 수술은 서로 합의한 사항이었으며, 이별 역시 합의된 것이라는 내용이다. 다시 영화 '슬픈 열대' 출연 소식이 전해졌고, 잠시 멈췄던 광고 재개도 이어졌다.
김선호는 진정 논란을 모두 극복한 것일까. 일견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착실히 쌓아 온 '훈남' 이미지를 되찾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황서연 기자-
지수 - 철없는 시절 잘못이라기엔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올해 학폭의 시발점이 된 배우 지수 얘기다. 문제가 된 건 지난 3월. 학폭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폭로자에 따르면 지수는 학창 시절 소위 일진이었다고 한다. 동급생을 폭행한 것은 물론 성폭력 의혹까지 제기됐는데 우선 지수는 학폭만 인정한 상태다. 이전에도 연예계에 학폭 의혹은 존재했지만 지수는 폭력의 수위가 높아 더욱 비난을 샀다. 학창시절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클럽에 드나든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루 만에 지수는 사과문을 공개하며 학폭 사실을 인정했지만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수의 발 빠른(?) 대처에도 불구, 그가 출연 중이던 KBS2 '달이 뜨는 강' 측의 피해는 컸다. 남자주인공을 하차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반사전제작 형태로 이미 대부분의 촬영이 마무리된 상태였기 때문. 나인우를 섭외하며 급한 불은 끌 수 있었으나 전회차 재촬영으로 제작비는 크게 치솟았다. 제작사는 지수로 인해 입은 금전적 피해가 30억 원에 달한고 주장하고 있다. 추가 촬영을 하게 된 배우, 스태프들의 노고는 말할 것도 없다. 만약 지수가 데뷔 전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했다면 이처럼 일이 커졌을까. 지수가 복귀를 꾀하고 있는지 아직 알려진 바는 없다. 만일 기회를 잡더라도 대중이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종은 기자-
[티브이데일리 취재팀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