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드라마 '설강화' 역사 왜곡 논란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모 스태프가 방영 중지 여론을 반박하고 나섰다. 현재 생성된 대본 어디에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대목은 없어 보인다며, 아티스트로서 표현의 자유는 신성한 가치임을 역설했다.
지난 18일 밤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 : snowdrop' (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이하 '설강화')가 첫 방송됐지만 80년대 안기부와 간첩 활동 등을 미화, 민주화 운동을 폄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드라마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방영 전부터 의혹이 제기된 바, 첫 방영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 게재됐다. 대중 여론에 민감한 각 기업, 협찬사는 광고와 지원을 대대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이에 관련해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드라마 '설강화' 스태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드라마에 참여한 사진가라고 주장하며 실명도 공개했다. 그는 "제 모든 말은 '설강화' 제작사나 관계자의 공식입장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고 덧붙이며 지난 3월 SBS '조선구마사'에 이어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아직 방송이 (전부) 안 돼 내용을 모르시니 그렇게 오인하실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당시 7~8회 정도까지 대본이 나왔는데 어디에도 안기부가 미화된 부분은 없었고 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관여한 부분은 더더욱 없었다“라며 대본을 1부~6부까지 숙지한 상태라 전했다. 이어 ”드라마는 민주화운동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다. 당시 시대를 보여주는 배경으로 학생들 시위 장면이 잠깐 나오는 게 전부다. 대본 어디에도 간첩과 민주화는 연관이 아예 없다. 안기부를 미화했다고 할만한 게 안 나온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드라마 소재로 간첩이 대학생 만나는 게 문제가 되나? 우리 사회가 드라마에 나오면 안된다고 법으로 지정한 게 있냐"며 "'표현의 자유','집회의 자유' 이런 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다. 누군가 제게 '표현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제한한다면 저는 그것에 단호히 반대하고 싸울 것이다“라며 표현의 자유 가치를 목숨과 비견해 역설했다.
이어 그는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그런 소중한 가치에 제약을 두기 시작하는 거다. 드라마는 반드시 끝까지 방영되어야 한다"고 강한 주장을 펼쳤다. 내용인즉 드라마 속 플롯의 스타일과 스토리 얼개는 표현의 자유로 가늠할 수 있고, 이를 억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요지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역사적 배경을 차용하는 드라마의 경우 스토리 얼개에 한층 신중을 가해야 하며, 당시 유족 등을 고려해 표현을 자중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모 대학교 역사학도는 "안기부 미화 논란은 충분히 일어날 만한 디테일이 많아 보였다. 배우 정해인이 맡은 수호의 경우 상당히 의로운 캐릭터로 묘사되며, 10대에게 당시 상황에 대한 적확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방영 중지 여론도 갑론을박으로 팽팽하다.
상황을 의식한 듯 제작진은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방송되는 3~5회를 특별 편성했다. 4회는 오늘 밤 10시30분, 5회는 26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현재 8회까지 대본이 나온 상황에서 드라마가 추호의 왜곡 없이 방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계자들의 초조함도 커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포스터,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