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가수들이 아바타로 분해 물리적 공간을 초월한 가상세계에서 콘서트를 열고, 팬들은 그곳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가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또 굿즈까지 구매한다. 이 모든 게 미래의 일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수들의 활동 무대가 현실이 아닌,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로 옮겨지고 있다.
◆ 비대면 시대, 가요계가 주목하는 '메타버스'
가수들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 중 하나가 팬들과의 호흡이다. 가수는 콘서트나 팬미팅을 통해 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며,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가수들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통해 팬들과의 관계를 이어 나갔고, 더 나아가 물리적 제약을 완전히 뛰어넘은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의 초현실 세상을 일컫는다. 이곳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몇만 명만 모이던 오프라인 공연장과 달리, 그곳에선 무제한 수용이 가능하다. 그 어떠한 제약도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오프라인의 현장감을 100% 느낄 순 없지만, 작은 모니터와 이어폰만으로만 느껴야했던 온라인 공연보다는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든 또 다른 자아를 바탕으로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와도 거리낌없이 만날 수 있다. 또 타 아바타와 관계를 형성하는 등, 그야말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닐 수 없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 현실화가 된 것이다.
◆ 메타버스 무대 서는 가수들, 버추얼(virtual) 아티스트의 등장
90년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사이버 가수 아담을 기억하는가. 당시 아담의 인기는 상당했다. 1집 앨범은 20만 장의 판매고를 달성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기술력의 탓인지 아담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수십 년이 흐른 현재, 이러한 가상세계와 버추얼 가수 열풍이 다시금 거세게 불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 4월, 게임 속 세상에서 가상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무려 1230만 명의 이용자가 동시 접속했고, 2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블랙핑크는 메타버스에서 버추얼 팬사인회를 개최했는데, 무려 5000만 명 가까이 몰렸다. 블랙핑크는 메타버스 공간인 '더 세임 (the SameE)'을 열고 팬들과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도 진행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역시 메타버스 콘서트를 개최, 약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괄목할 만한 흥행을 달성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아예 메타버스와 아바타 개념을 세계관으로 내세운 걸그룹을 론칭했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바로 에스파가 그 예다. 에스파는 현재 실제 사람인 멤버 4명과 가상현실 속 아바타 4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 문화에 대한 흡수가 빠른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 명실상부 4세대 최고의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게임 캐릭터를 아이돌화 시킨 걸그룹 K/DA, AI 버추얼 11인조 아이돌 그룹 이터니티(ETERNITY),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버추얼 휴먼 루이 등 다양한 형태의 가상 아티스트가 속속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휴맵컨텐츠 역시 버추얼 아티스트 유나(Yuna)를 통해 K팝 산업의 새로운 변곡점을 예고하고 있다.
◆ 메타버스로 인해 기대되는 NEW 가요계
지난 10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그룹 페이스북은 창립 17년 만에 회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다. CEO 마크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단계"라고 말하며 차세대 핵심 플랫폼임을 거듭 강조했다. 물론 아직은 체감하기 어렵고, 먼 얘기라는 인식도 많지만, 인공지능(AI)의 발달과 증강현실(AR) 등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메타버스'는 가요계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외연을 넓혀가는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체돼 있던 가요계가 시간, 공간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이에 따라 가요계 생태계 역시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부 기획사에서만 시도되고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점차 많은 기획사들이 참여해 자신의 가수에게 투영할 것이며, 나아가 버추얼 아티스트 론칭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손을 뻗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 역시 이에 발맞춰 메타버스에 입장 가능한 자신의 아바타 한 명쯤은 생성해야 할지도.
또한 메타버스 세계 속에서 가수들이 월드투어를 하거나, 아바타 가수들과 버추얼 아티스트가 한데 모여 하나의 음악 프로그램이나 콘서트를 여는 날도 가까워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프로듀서는 앞서 열린 관련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디지털 사회가 본격화됨에 따라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토큰)와 같은 미래 사업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며 "마침내 전 세계의 프로슈머들이 리-크레이티드(Re-Created) 콘텐츠를 만들면서 메타버스의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각 소속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