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의 나쁜 맛”…‘짝’ ‘나는 SOLO’의 속임수 [TV공감]
2021. 12.11(토)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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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나는 SOLO’ 7년 지나도 갑남을녀 구도
외모·직업·나이 줄 세우기 혈안
출연자 해명vs제작진 침묵, 냉철히 바라볼 때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SBS ‘짝-애정촌’은 2011년 론칭해 인기를 누리던 중 2014년 돌연 폐지 선고로 퇴장했다. 당시 한 여성 출연자의 사망 사실이 전해졌고, 일각에서는 해당 참극이 프로그램 종영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며 일반인 예능 폐해를 지적했다.

NQQ, 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의 제작진은 ‘짝’을 연출한 남규홍 PD의 신작이다. 프로그램은 예상대로 당시 ‘짝’의 화두였던 ‘타인의 스펙‧연애 경쟁 구경하기’에 관한 카타르시스를 환기 시킨다. 남녀들의 데이트 매칭 프로그램은 과거 ‘사랑의 스튜디오’ ‘산장미팅’을 통해 선발 물꼬를 텄다. 이에 더해 남규홍 PD는 합숙을 통해 서로를 충분히 겪어보는 규칙을 가미해, ‘현실 인간 클로즈업’ 효과를 만들어냈다.

처음엔 누가 봐도 신선했다. 시청자 주위 어디나 있을 법한 갑남을녀의 공동 생활은 전 국민에게 설렘의 기억이나 사회생활 속 공감대를 불렀다. 서로의 외양에 끌리거나 특정 잣대를 적용하는 연애시장의 본능이 프로그램 구석구석을 장악했고 자연스레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조건을 비교했다. 일부는 TV 너머로 비춰진 그(그녀)의 매력에 남몰래 반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짝’ 출연자 카페가 생성되면서,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연락처나 메일을 알아내 러브콜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쾌감 어린 ‘짝’이 폐지된 이래 7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미디어는 숱한 일반인 콘셉트 예능을 변주해냈다. 카메라는 모든 사건 사고를 한층 자극적으로 편집했고 이에 따라 개인 신상털이도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돌아온 ‘짝’의 분신 ‘나는 솔로’는 또 한 번 시청자들에게 그 자체로 흥분제인 사람의 마력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성애(性愛) 쟁탈전의 씁쓸한 뒷맛을 보여준다.

지난 7월 방송을 시작해 어느 덧 6개월 차, 프로그램에 불안한 데자뷔가 서렸다. 시청층이 두텁게 유입된 것과 별개로 4기 영철이 '비호감'의 주인공이 됐다. 방송 내용에 따르자면 그는 여성 출연자에게 다소 강압적인 말투나 태도를 견지했는데, 이러한 찰나들이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느낌을 안겼다. 이 시점, 누군들 ‘짝’의 트라우마를 쉽사리 잊을 수 있을까.

이후 영철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해명을 남기기도 했다. 영철이 실제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을 만한 무례하고 부도덕한 사람인가. 제작진의 편집 입김이 영철의 인성을 다소 왜곡한 것은 아닌가. 어느 쪽이든 시청자로선 구체적으로 확인 불가한 문제다. 예능도 작품이다. 방송 경험이 전무한 일반 출연자를 무대에 내세운 이들은 누구인가. '나는 솔로' 제작진은 주최 측으로서의 책임을 피해갈 순 없다.

여전히 갑남을녀의 일정 부분을 구경거리로써 희화화 하는 구조다. 당시 ‘짝’은 난생 처음 방송을 탄 출연자들에게 일견 트라우마를 안겼을 가능성도 있다. 제작진은 사람의 매력을 세심하게 스케치하는 데서 나아가, 관계의 기 싸움, 스펙의 비교라는 쓰디쓴 한국 사회 이면을 노골적으로 소비했다. 지금 영철이 오로지 자신의 SNS를 통해서만 억울하다는 해명을 늘어놓거나 정자가 촬영 이후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토로하는 정황이 과연 이들 자체로부터 비롯된 문제일까. 냉철히 따져보면, 영철과 정자를 그렇게 보이도록 연출한 프레임은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방송쟁이’들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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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N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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