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 스크린을 벗어나다 [인터뷰]
2021. 12.05(일) 17:00
Dr. 브레인, 김지운 감독
Dr. 브레인, 김지운 감독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정평이 난 영화감독 김지운이 OTT의 바다에 뛰어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공개된 애플TV+ 'Dr. 브레인'(극본 김진아·연출 김지운)은 홍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SF 스릴러 시리즈로, 천재 뇌 과학자 고세원(이선균)이 죽은 사람의 뇌에 접속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이자 OTT 참여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밀정' 등을 연출하며 국내 영화계에서는 이미 거장으로 꼽혀 왔다. 그런 그가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어떻게 드라마 화면에 녹여냈을지, 'Dr. 브레인'이 공개되기 전 작품을 향한 세간의 궁금증이 컸다.

김지운 감독은 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OTT 붐이 일기 전, 팬데믹 세상이 오기 전 이미 기획이 시작됐던 작품이다. 원작 웹툰의 이야기를 좀 더 풍요롭고 깊게 풀어내기 위해 드라마 장르를 선택하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영화의 반대가 곧 드라마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큰 화면을 통해 감정의 스펙터클을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 표현의 강도나 소재가 드라마에 비해 훨씬 자유롭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화 산업이 위축되고 보수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OTT 플랫폼이 더욱 다이내믹해지고 독자적인 범위가 생기더라. 큰 스크린만 포기하면 오히려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첫 드라마였기에 베테랑 영화감독에게도 여러 고충이 있었단다. 김지운 감독은 "6시간 분량의 영상물, 영화 한 편의 3배에 달하는 분량을 찍어야 하니 촬영 시간 또한 그만큼 길어져야 하더라. 시간 압박을 굉장히 크게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리즈물이라는 것도 고려해야 했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는 소위 '떡밥'을 고려하거나, 엔딩 장면을 잘 뽑아내는 감각도 필요했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라고도 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Dr. 브레인'은 김지운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영상이 가지고 있는 미장센이 곧 언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렇게 쭉 작업을 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색감을 통해 고세원이라는 인물의 삶의 공간, 내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운 병원, 건조한 분위기의 집, 반대로 가족이 정상적인 환경이었을 때의 따뜻한 톤들을 대비해 썼다. 기억 속 악몽 같은 장면, 불균질한 이미지에서는 가장 원색적인 색감의 강렬한 붉은 색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제가 늘 해오던 방식이에요. 단순히 장면을 아름답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장면의 무드, 톤, 색감을 통해 인물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이미지를 자아내려 하죠. 기존의 영화감독 김지운이 가지고 있던 스타일을 잘 보완하고 유지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지금의 작업 형태가 앞으로 제가 취해야 할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Dr. 브레인'이 더욱 의미 있는 작업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포토
Dr. 브레인

이처럼 성공적으로 스크린을 벗어난 김지운 감독은 최초로 애플TV+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것에 대해 "'최초'라는 수식어가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이 돼야 의미가 있는데, 우선은 애플TV+라는 플랫폼을 소개했고 시작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창피하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서 모시고 온 배우들의 경륜에 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라며 "또 K콘텐츠가 현재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 않느냐. 'Dr. 브레인'이 그 리스트에 들어가고 또 다른 맛을 내는 콘텐츠로 입소문이 나서 '더 궁금해진다'라는 평을 들었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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