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궁금한 이야기 Y' 기부 천사로 알려진 청년 사업가의 이면을 조명했다.
19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사회초년생들을 울리는 두 얼굴의 청년 사업가에 대해 파헤쳤다.
지난 10월 지방에 한 도시에 천사가 나타났다. 중고 거래 어플에서 무한 나눔 활동을 시작했다는 한 사장. 금액과 상관없이 판매하는 모든 메뉴를 전부 무료로 제공한다는 전주의 어느 카페. 힘든 시기에 보기 힘든 통 큰 나눔으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그곳은 지난달 어느 젊은 사업가가 오픈한 기부 카페라고 알려졌다.
카페 사장 박 씨(가명)는 이미 구매대행 사업을 하며 30대의 젊은 나이에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 젊은 나이에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는 박 씨는 기부를 아끼지 않았다. 한 일간지가 주최한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그의 선행은 널리 알려졌다.
자수성가한 박사장은 사회 초년생이나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취업 기회를 우선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연주(가명) 씨가 만난 박 사장의 첫 인상도 좋은 쪽에 축했다. 제값을 치르고 커피를 사가는 사람들에게 계란 한판을 서비스를 줄 정도로 박사장은 '아낌 없이 주는 나무'처럼 퍼줬다.
박사장이 아낌 없이 베풀던 서비스 계란 값이 첫 출근한 연주 씨의 카드로 결제됐다. 카페 일을 하려면 업무용 휴대폰이 필요하다며, 연주 씨에게 카드를 받아간 박사장이 얘기도 없이 그 카드로 카페에서 무료 나눔하는 생필품들을 결제한 것이었다.
연주 씨는 카페를 그만두고 몇 번이나 박 씨를 찾아갔지만, 그만둔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트에서 결제한 금액을 돌려받기는커녕 심한 욕설과 협박까지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서 박사장은 "너로 인해서 피해 본 거는 어떻게 계산할 건데?"라면서 무단결근을 한 연주 씨 때문에 피해가 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박 사장은 노동부 가 나 네 거 돈 안 줘. 너 한 명 안 준다고 처벌 받는 거 아니다"라고 적반하장 식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참다못해 박 씨를 경찰에 고소한 연주 씨. 그런데 놀랍게도 박 사장을 고소한 사람은 연주 씨 한 사람만이 아니었다. 박 사장이 운영 중인 구매대행 회사에서 일했던 예나(가명) 씨도 연주 씨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또한 예나, 연주 씨 뿐만 아니라 비슷한 일을 겪은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경찰과 노동부에 신고된 것만 20건이었고, 아직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만 100명일 것으로 추정되는 취업 사기에 가해자로 지목된 박 사장. 박 사장은 연이은 고소를 당하던 지난 초가을 기부를 전면에 내세운 비영리 카페를 열었다. 그는 왜 하필 그 시기에 돈도 되지 않는 카페를 창업한 것일까.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1억 원에 가까운 피해를 낸 박 사장 '천사'라는 가면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박 사장의 회사에 가입하면 거쳐야하는 관문이 있었다. 바로 업무용 휴대전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지금도 업무 휴대전화는 거의 대부분이다"라고 했다. 회사와 직무에 상관 없이 무조건 업무용 휴대전화를 개통해야했던 직원들. 피해자들에 따르면 박 사장은 업무용 휴대전화를 대출을 신청하고 '얼굴 인식' 기능을 이용해 피해자들이 손 쓸 틈도 없이 돈을 가져갔다.
지난 몇달 간 돌려받지 못한 피해금을 박 사장이 갑자기 돌려주기 시작했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취재를 시작한 그날부터였다. 이에 제작진은 박사장을 직접 만나러 가게로 향했다. 카페에는 채용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는 아르바이트생들만 있었다.
같은 건물 3층에서 CCTV로 상황을 지켜보고 잇던 박 사장이 제작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사장은 "저는 도둑이 들지 않았으면 이 사달을 만들지 않았을텐데 도둑이 1억 원을 들고 갔고, 휴대전화가 다 털렸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도난 사건으로 지급이 늦어졌을 뿐 직원들의 돈을 횡령한 건 아니라고 했다. 업무용 휴대전화를 개통시킨 건 교도소 수감 중인 수감자들의 구매대행을 진행하는 사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박사장은 구매대행 뿐만 아니라 기부카페 직원들에게도 업무용 휴대폰 개통을 요구했다.
또한 그는 자신은 취업사기를 친 적이 없다며 입건된 지 몇 달 동안 압수수색도 당하지 않았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대출금이나 피해금은 다 돌려줄 거라며 더 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도난을 당해 직원들에게 줄 돈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박 사장이 왜 기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걸까. 애초에 기부의 뜻이 없었던 것 같다는 카페는 대부분 직원들의 돈으로 운영됐다고 전 직원들은 주장했다. 예나 씨는 "기부 쇼다"라면서 "본인이 젊었을 때 좀 사고를 내서 교도소에 갔다 왔다고는 말을 했다"고 했다.
박 사장은 몇년 전 다른 지역에서 지금과 똑같은 수법으로 취업 사기를 벌여 실형까지 선고 받았던 박 사장. 계속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천사라는 가면이 필요했던 걸까.
이후 박 사장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며 제작진과 다시 만나겠다고 했다. 박 사장은 "저는 이거를 정말로 진심으로 운영을 하다가 생긴 일이다. 내가 지금 주마다 원래 교회에 가서 기부를 했다. 일반인들은 그거에 대해서 이미지를 씌우는 게 어렵더라.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해왔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평범하지 않은 과거 때문에 선한 마음이 오해를 받고는 해 이미지 쇄신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또한 박사장은 교도소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렇게 말을 미리 해오면서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사장은 "그 사람들한테는 돈을 안 준 이유는 계네들한테 임금을 안 주고 정말 나랑 오래 일할 건지 안 할 건지 제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판단을 해서 테스트한 거다. 오래 일할 사람이 필요하니까"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는 "이런 사기의 죄를 범한 사람들이 본인이 고소나 고발을 당하면 다른 사람한테 동일한 범죄를 저질러서 합의금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에는 이 사기범들을 최대한 빨리 구속을 하거나 사기를 친 금액을 심하게 몰수하거나 해야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아직까지는 형식적이고 그냥 종이로만 이뤄지는 경우다 보니까 계속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다음날 박사장이 운영중인 카페는 아무 것도 남지 않고 텅 비어있는 상태였다. 이 사실을 모르고 출근한 직원들은 박 사장이 전날 업무용 휴대전화를 개통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한 제작진은 박 사장이 부산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는 한 제보자의 음성을 공개하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