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사람들은 각자의 ‘해피니스’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윤새봄(한효주)도 마찬가지다. 내 집 마련이라는 청운의 꿈을 가지고, 다행히 적성에 맞는 경찰특공대로 근무하며 따박따박 나오는 공무원 월급의 일부를 떼어 모아왔다. 물론 그렇다고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내 집 구하기가 수월하게 될 리 없고 뜻밖의 운으로 신축 아파트 한 곳 얻으나 광인병의 창궐로 그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행복해지는 게 어려워”
타이틀부터 대놓고 행복을 이야기하며 시작하는 드라마 ‘해피니스’는 코로나 이후의 오늘을 다룬다. 코로나를 벗어나면 좀 행복해질 수 있나 싶었다. 그런데 웬 걸, 사람을 물어뜯고 흡혈을 하는 ‘광인병’이 발발했다. 그것도 코로나때 개발된 폐렴 치료제 중 하나가 일으킨 부작용 때문이라 하니, tvN ‘해피니스’(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 세계의 사람들은 도통 행복해질 재간이 없다.
“어제 괜찮았다고 오늘도 괜찮을 거란 보장은 없죠”
어떤 위기도 갑자기 찾아오진 않는다. 어딘가에서 어떤 형태로든 전조 현상을 보이지만 사람들의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갑자기 문제가 생기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그것을 시야에서 놓칠 뿐이다. 그러다 바로 내 옆의 사랑하는 이에게 그 아무 일이 벌어졌을 때야 비로소, 자신이 굳건하리라 믿었던, 아니 믿고 싶었던 어제까지의 세상이 무너져버렸고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
“감염자 늘어서 아파트값 떨어지면 우리만 직격탄 맞아요”
‘해피니스’의 사람들도 광인병이 시뻘건 입을 벌려 자신의 목덜미를 물고 늘어지기 직전까지, 모양새를 달리해 다시 코앞까지 찾아온 위기를, 이전과 비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게 몸집을 부풀린 불행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이미 한 번 학습했다고 이기적인 면모만 한층 더 뾰족하게 발휘하다, 해당 장르, 소재의 작품들에서 늘 그렇듯 안타깝게도 가장 먼저 불행의 표적이 된다.
그리고 위기의 상황을 돌파할 담당자로, 대부분 호기심 강하고 오지랖 넓어 문제가 되는 인물이 선출되는데 ‘해피니스’에선 윤새봄이다. 감염자들을 눈 앞에서 본 날,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이 무너질까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걱정하면 뭐가 달라지냐고 안 무너질지도 모르지 않겠냐 반문할 줄 알며, 친한 동료가 중증 감염자들 틈에 갇히자 구하겠다고 무작정 뛰어들었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다들 가만히 있으면 안 되잖아”
뿐인가.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광인병의 온상이 되어 봉쇄령이 떨어질 때에도 자진하여 남는 쪽을 선택했다. 그녀인들 무섭지 않을 리 없고, 안전한 곳으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 또한 다른 이들과 별다르지 않은 양으로 가지고 있었겠다. 하지만 어떻게 얻은 첫 보금자리인 데다가 그 짧은 사이 깊은 정을 튼 이웃까지 생겨버렸으니, 자신의 것은 물론이고 함께 하는 이들 모두의 ‘해피니스’를 위해서 포기할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
무엇보다 누군가는 지켜야 하고 막아야 한다면 경찰특공대이자 테러 진압을 위해 태어난 사람인 새봄, 자신이 누구보다 최적임자일 테니까. 다행히 새봄의 생존력은 운이 좋은 편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강하고, 그녀에게 설정된 기본 성격상 어떤 상황 속에서도 행복의 감각과 그것을 향한 방향성을 잃어버릴 가능성은 낮다. 즉, ‘해피니스’ 세계의 ‘행복’을 책임질 만하다.
“우리의 미래는 무궁무진 하다는 거지”
본인의 ‘해피니스’만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은, 이제 각성한 새봄을 중심으로 모두의 ‘해피니스’를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때를 맞이했다. 그게 결국, 오늘은 괜찮지 않을지라도 그러한 오늘을 무사히 넘어 맞이할 내일은 무궁무진하도록 지켜내는 일, 궁극적으로 자신의 ‘해피니스’를 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의 오늘 또한 별다르지 않을 지도. ‘해피니스’가 담아낼, 괜찮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이들의 사투가 기대가 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해피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