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방송 전만 하더라도 표절 논란 등 다양한 구설수에 휘말렸던 '피의 게임'이지만, 본 방송으로 논란을 싹 지워내는 데 성공했다. 신선한 소재와 출연진을 중심으로 앞으로 어떤 두뇌 싸움이 벌어질지 더 기대 되는 '피의 게임'이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이 1일 밤 첫 방송됐다. '피의 게임'은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심리전을 펼치며 돈을 두고 경쟁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인기 웹예능프로그램 '머니 게임'을 연출한 진용진이 MBC와 의기투합해 제작했다.

'머니 게임'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피의 게임' 역시 많은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동시에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시작은 웹툰 '머니 게임'의 원작자인 배진수 작가가 표절 논란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당시 배 작가는 상금을 얻기 위해 최종 1인이 되어 살아남아야 한다는 설정이 비슷하다며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설정과 스토리를 연구하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 고생한 작품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단으로 사용돼 속상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MBC 측은 "아직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전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원작 웹툰이나 웹 예능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진행돼서 표절이라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으나, 이후에도 '피의 게임'은 장동민과 이상민 등이 MC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tvN '지니어스 게임'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방송 전부터 표절 논란 등으로 연달아 구설수에 오른 '피의 게임'. 그러나 막상 첫 방송이 시작되자 걱정이 기대로 뒤바뀌는 건 순식간이었다. MBC의 해명처럼 '머니 게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전개가 진행된 것.

이날 방송에서는 10명의 참가자(야구선수 출신 정근우, UDT 출신 덱스, 의대생 허준영, 아나운서 박지민, 경찰 이태균, 미대생 이나영, 대학원생 송서현, 래퍼 퀸와사비, 여행크리에이터 박재일(체코제), 한의사 최연승)가 한 저택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첫 탈락 투표에 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진 가운데 이나영이 게임 시작 한 시간 만에 투표로 탈락해 집을 떠나게 됐고, 이후 남은 9인의 참가자들은 투표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반전이 드러났다. 사실 이나영은 아직 탈락하지 않았던 것. 이나영은 저택의 지하실에서 갇힌 채 알바로 돈을 모으며 '피의 저택'으로 올라갈 날만을 기다렸다. 이를 본 슈카는 "'피의 게임'의 의미를 이제야 알겠다. '피(血)'의 게임이 아니라 'P(Parasite, 기생충)'의 게임이었다"고 감탄했다.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이어진 가운데 재미를 더한 건 빠른 전개와 신선한 참가자 라인업, 그리고 콘셉트였다. 먼저 '피의 게임'은 하루 동안 '피의 저택'에서 벌어진 일들을 한 시간 안에 함축적으로 담아내 지루할 틈이 없게 했고,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연령대와 직종을 가진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내며 흥미를 높였다.

여기에 현실을 200% 반영한 '피의 게임' 콘셉트가 리얼함을 배가시켰다. '피의 게임'은 '공정'을 중요시했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달리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을 표방한다. 참가자들은 뽑기를 통해 각자 다른 자본금을 갖고 게임에 임하며, 이 자본금은 게임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이런 참가자들끼리의 불균등은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듯해 어딘가 찝찝하면서도 공감이 되게 만들었다.

이처럼 '피의 게임'은 '머니 게임'과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리얼리티 서바이벌 팬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첫방 시청률은 1.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저조하지만 이제 막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빠른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피의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