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백종원’에게 거는 높은 기대치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1. 10.31(일)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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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4년 만에 종영을 앞두고 있다. 요식업계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백종원의 노하우로 죽어가는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어, 현재까지 셀 수도 없는 많은 골목 시장과 그곳에 들어선 식당들을 되살려 왔다. 하지만 근래 백종원을 둘러싼 몇몇 소음도 소음이고,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이 떨어진 가운데 작별할 때가 찾아온 것이다.

우리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크나큰 성원을 보냈던 이유는, 그저 힘을 주고 독려해주기만 하는 착한 선배 노릇을 하기보다 요식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나 태도에 대해 강조하고 이것이 부족한 사람들을, 애정을 담아 눈물 쏙 빠지게 혼내주었던 백종원의 모습이 좋아서였다. 물론 혹자는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겠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며 진심 어린 꾸중을 건네주는 사람들을 서서히 잃어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삶의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한 무엇이었다. 그가 강조하는 자세나 태도 등은 해당 분야에서뿐 아니라 우리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도 적용 가능한, 아니 적용해야 하는 그런 것들이라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고 나면 주어진 삶에 좀 더 책임감 있는 노력을 취해야겠다는 반성도 불러 일으키곤 했다.

그동안 백종원이 여러 활동을 통해 쌓아온 신뢰가 만들어낸 결과로, 어느 순간부터 우리에게 그는 요식업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둔 사업가 혹은 매력 넘치는 언변과 외모를 가진 방송인 이상의 존재 즉, 배우고 따를 게 많은 인생의 대선배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막대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단 의미이기도 하다.

백종원이 제주도 돈가스집 ‘연돈’과 함께 새로 시작한 프랜차이즈 ‘연돈 볼카츠’를 둘러싼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논란은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정확한 맥락을 짚을 수 있는 사안이다. 그의 말대로 한돈의 뒷다리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계획한 사업이었을 뿐인데 사람들을 동원하는 힘이 워낙 센 백종원과 연돈의 합작이다 보니 뒷다리살 가격이 폭등하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 발생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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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백종원에 대한 우리의 높은 기대치, 앞서 언급한 사업가 혹은 방송인 이상의 존재로 여기는 수준을, 어찌 되었든 충족하지 못하는 방향이었다는 데 있다. 사실 수익을 내는 수완이 좋아야 할 사업가로서 백종원에게, 탄탄한 유명세를 갖추고 있는 연돈의 힘을 업고 거기서 파생된 형태의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만든다는 건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고 결정이다.

게다가 연돈이 유명세를 타는 데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큰 몫을 담당하지 않았나. 어느 면에서는 눈치 보지 않아도, 당당하게 굴어도 되었다. 그러나 백종원이 순전히 멘토로서 도와준 것이라고 한 치의 의심 없이 믿어왔던 우리로서는, 실은 그저 능수능란한 요식업자의 사업적 수완에 불과했을지 모른다는, 한 치의 의심이 불거진 것 자체가 그동안 내어준 모든 신뢰의 모양새를 뒤흔드는 충격일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 백종원은 우리에게 장사꾼 이상의 존재인데 그도 별다르지 않은 장사꾼이었다 싶어, 심할 경우엔 그를 믿고 따랐던 지난 날에 뼈아픈 배신감까지 들고 만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종원에 의해 주어지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취지와 정당성은 힘을 잃는 게 당연지사. 작은 논란에도 휘청거리는 상태가 되어 종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렇다고 백종원이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쏟은 4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빼곡한 노력이 절대로 퇴색될 순 없다. 덕분에 각 골목 시장과 그 속에 포진된 많은 식당들이 저만의 살 길을 찾았고 이를 지켜보는 우리는 덩달아 좋은 식당을 참 많이도 알게 되었으며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배웠다. 그에게 걸린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이라 해 두자.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선한 의도로 시작된 프로그램이 그 취지와 정당성에 의문이 생기며 끝을 맞이하게 된 게 아쉬울 따름이지만, 우리가 좋아해 마지 않았던 백종원의 모습은 ‘백스피릿’과 같은 여타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어서 접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마지막의 시간이 결정된 이상, 남은 기간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되길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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