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이질감 느껴지는 CG와 답답함을 안기는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 등으로 16부작 내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남은 건 배우들의 호연 뿐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극본 하은·연출 장태유)가 지난 26일 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홍천기'는 조선시대 유일한 여화공 홍천기(김유정)와 별을 읽은 관상감 하람(안효섭)의 운명적 사랑을 다룬 판타지 로맨스 사극이다.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등을 연출한 장태유 감독과 김유정, 안효섭의 의기투합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회에서 홍천기는 마왕에게 눈을 빼앗겨 앞이 보이지 않는 중에도 어용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여기에 삼신의 희생이 더해져 마왕을 어용에 봉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하람은 시력을 되찾았지만, 홍천기의 시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5년 뒤 마왕의 저주를 받고 눈이 먼 홍천기는 저주가 풀려 원래대로 시력을 찾을 수 있었다. 일상을 되찾은 홍천기와 하람은 아이를 낳고 단란한 일상을 보냈다. 특히 양명대군(공명)은 하람에게 교지를 내리며 하람 가문의 명예를 복원해줬다.
그런가 하면 옥살이를 하던 주향대군(곽시양)은 반성의 기미 없이 복수를 다짐했다. 결국 그는 역모를 꾀했고, 세자가 된 양명대군과 서로 칼을 겨눴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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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기 |
'홍천기'는 '성균관 스캔들', '해를 품은 달' 원작자 정은궐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드라마화 한 작품이다. 제작진은 원작 속의 캐릭터 특징을 고스란히 가져왔지만, 스토리는 상당 부분 각색했다.
특히 장태유 감독은 고증에 힘을 쏟았다. 원작과 달리 시대적 배경을 가상국가 단왕조로 설정해 판타지 세계를 구축했다. 또한 홍천기, 하람 외의 역사에 실존한 인물 지명은 가상의 명칭으로 바꿔 역사 왜곡 논란을 방지하고자 했다.
'홍천기'는 첫 방송부터 종영까지 8주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월화극 왕좌를 고수했다. 그 중심에는 배우들이 있었다. 김유정은 '사극여신' 수식어에 걸맞게 로맨스, 감정 연기 등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안효섭도 쉽지 않았을 맹인 연기를 자연스럽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하람부터 월성당의 수장 일월성, 몸에 깃든 마왕까지 1인 3역 캐릭터를 현실성 있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다만 방송 초반부터 지적받아온 부자연스러운 CG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악의 존재로 등장하는 마왕 모습뿐만 아니라 눈에서 나오는 빛, 칼에서 뿜어내는 푸른 기운 등은 방송 내내 다소 어색하게 처리됐다.
'고구마 멜로'와 지나치게 느린 전개도 불만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마왕 봉인의 유일한 방법인 어용 그리는 장면을 마지막 회까지 가져가는 등 답답한 스토리는 고정 시청층들의 이탈에 한몫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홍천기'는 높은 시청률 대비 아쉬운 화제성을 나타내며 작별했다.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배우들의 빛바랜 호연은 안타까움과 함께 시청자 곁을 떠났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홍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