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10년 차, 김재경의 원동력 [인터뷰]
2021. 09.29(수) 16:00
배우 김재경
배우 김재경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데뷔 13년 차, 배우 생활만 10년 차를 맞은 김재경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김재경은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고,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사랑하는 사람 특유의 긍정적인 기운이 화면 너머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tvN 드라마 '악마판사'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을,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와 함께 등장한 판사 강요한(지성)과 그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시범재판부 좌배석 판사 김가온(진영)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김재경은 극 중 우배석 판사인 오진주 역을 맡았다.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있는 미모의 판사로, 악역 정선아(김민정)의 설득에 넘어가 극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중요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김재경은 '악마판사'를 자신에게 많은 것을 남긴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평소에 포기가 되게 빠른 편이다.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했을 때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편인데, '악마판사'에서는 바닥을 치더라도 끝까지 고민해보자는 목표를 가졌다"라며 "다행히 지성 선배님을 포함해 주변에 고민 상담할 좋은 분들이 워낙 많았다. 고민도 즐거운 과정이라는 걸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디스토피아를 주제로 한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를 재밌게 읽었다"는 김재경은 소설을 본 이후 만난 '악마판사' 대본에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이었고, 세계관을 받아들인 후 읽으니 '이 인물이 이런 선택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고 생각하는 일이 너무 재밌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특히 현직 판사였던 작가님이 글을 쓰시다 보니 이야기가 마냥 허구처럼 느껴지지도 않더라. 꼭 해내고 싶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출연 결정을 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김재경은 검사라는 특수한 직종을 연기하기 위해 오디션 준비에 앞서 사전 조사 또한 많이 거쳤다고 말했다. 그는 "오디션 때부터 주변을 수소문해서 실제 판사 분들을 만났다. 정말 오래 일을 하신 분과 나와 비슷한 또래의 분이었는데,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일상을 사는 지를 상세히 인터뷰한 뒤 오디션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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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는 본인 일을 굉장히 사랑하고 판사라는 직업으로서 많은 분들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캐릭터라 그런 점을 잘 살려보려 했어요. 극 안에서 굉장히 활기차고 분위기 전환을 하는 캐릭터였기에 자칫하면 과한 연기를 할 수도 있게 돼서 항상 조심했어요. 무엇보다도 일에 대한 열정이 활기찬 모습을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죠."

김재경은 "등장인물이 돼서 연기를 한 것이다 보니 디스토피아 배경이 마냥 픽션으로 느껴지지 않더라. 특히 진주 캐릭터가 감정 이입을 잘하고 오지랖도 있는 성격이라 나도 자연스레 더 몰입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법정신을 가장 재미있는 장면으로 꼽으며 "몰입이 정말 잘 됐다. 처음 재판장 세트에 들어갔는데 너무나 느낌이 새롭더라. 원형 구조물에 판사석이 위로 있고 가운데 사람을 두는 구도 자체가 너무 신선했다"라고 말했다. "대본을 읽을 당시에도 국민참여재판이 가장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장면이었는데, 세트 위에서 실제로 구현이 되고 '디케' 애플리케이션까지 생겼다고 하니 신기하더라. 시청자 분들도 더욱 몰입하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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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오진주는 정선아의 회유에 넘어가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가,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금세 깨닫고 다시 강요한, 김가온의 편에 서는 입체적인 면을 지닌 캐릭터였다. 김재경이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이 바로 오진주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것이었다고. 그는 "어느 정도는 목표를 이뤄냈다고 생각해 기쁘다"라며 "시청자 분들이 '진주의 판단이나 대사, 행동이 너무 공감 간다', '나였어도 저렇게 했겠다'라는 댓글을 남겨 주시더라. 가장 기분이 좋고 힘이 나는 반응이었다"라고 말했다.

"진주에게는 판사로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시범재판부에서 약간 소외당한다는 느낌이었는데 마침 선아가 다른 길을 제안한 거죠. 그래서 신나서 일을 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어요.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는 진주가 선아 편으로 넘어간 것처럼 보여야 극이 더 재밌을 거 같아서 계산해 연기를 했죠. 의상까지 차가워진 이미지를 계산해가며 공수해 입었어요."

김재경은 "오진주가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빠르게 깨닫고, 잘못을 사죄하고 적극적으로 주인공들을 도우려 했다는 지점에서 진주 캐릭터가 참 멋있었다"라고 말했다. "나쁜 뜻으로 악인의 편을 든 것이 아니고, 변명을 할 수도 있었는데 빠르게 본인의 죄를 인정하고 바로 다음 단계를 밟으려 방향을 찾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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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걸그룹 레인보우로 데뷔했고, 2012년 드라마 연기를 시작하며 배우 생활만 어느덧 10년 차다. 김재경은 지난 10년 간 자신의 삶을 이끈 원동력이 '재미'라고 말했다.

"매 순간이 새로워요. 새로운 시험대가 열리는 것 같고, 그걸 하나하나 돌파해 나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특히 배우로서의 작업은 더욱 그렇죠. 제가 있고, 다른 역할의 배우들이 있고, 스태프들이 있고, 오케스트라처럼 하나의 작품을 연주해나가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포기'라는 단어는 아예 연상이 안되죠."

김재경은 "앞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되더라도 정말 즐거워서, 새로움을 느끼며 일을 하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상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을 재밌게 살았으니 '악마판사'라는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었고, 또 10년을 열심히 살면 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긍정적으로 살겠다"는 김재경의 앞날을 응원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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