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펜트하우스3'가 실제 참사를 다룬 뉴스 보도를 드라마 자료 화면으로 차용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철저한 내부조사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대안은 전무해 시청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3일 밤 방송한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는 악역 주단태(엄기준)이 헤라팰리스 건물에 폭탄을 설치에 건물이 붕괴하고, 이 소식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지난 6월 광주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건물 붕괴 참사 사고 현장을 담은 SBS '8뉴스' 실제 보도 영상을 끌고 나왔다. 드라마 캐릭터와 상황을 담은 자막을 덧입혀 해당 장면을 연출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이 당시 방송됐던 '8뉴스' 자료 화면을 들고 와 비교에 나섰고, 뒤이어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체육관에 모여 생활 중이던 실제 이재민들을 담은 보도 영상까지 사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논란은 새벽 내내 이어졌고, 결국 제작진은 4일 오후 잘못을 인정했다. "광주 학동 붕괴 사고 피해자 및 가족분들, 포항 지진 피해자 및 가족 분들, 그리고 모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종영을 단 한 회 남겨둔 '펜트하우스' 시리즈에는 가학성 논란, 흑인 비하 등의 사건에 이어 또 하나의 꼬리표가 달리게 됐다. 게다가 줄거리 또한 시즌을 거듭하며 개연성을 잃은 터, 이미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어렵게 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이 사건이 '펜트하우스3' 만의 논란이 아니게 됐다는 점이다. SBS 전체에 오명을 남기며 SBS의 길고 긴 '논란의 역사'에 한 줄을 더하게 됐다. 그간 SBS는 긴 세월에 걸쳐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와 관련한 크고 작은 논란들을 빚어 왔고, 일명 '일베 방송사'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2013년 '8뉴스'에서 벌어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사건을 시작으로 지난해에 이르기까지 16건의 방송 사고가 벌어져 방송사 차원에서 이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이 반복돼 왔다.
그간 일명 일베 사건들이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나아가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것은 이들의 희롱이 보편적인 인권 감수성 결여로 인해 벌어졌기 때문이다. 광주 건물 붕괴 사고 현장, 포항 지진 피해자들의 영상을 인용한 '펜트하우스3'의 행위가 대중의 질타를 받는 이유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사망자가 발생한 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은 사건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까지 거치는 수많은 의결 과정 속에서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이 과연 지상파 방송사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실수로 볼 일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SBS는 6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에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내부조사 계획과 경위 파악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대책은 쏙 빠진 두리뭉실한 사과가 오히려 시청자들의 분노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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