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신예 박주현은 데뷔 후 2년의 시간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반의 반', '인간수업', '좀비탐정'에 이어 '마우스'까지, 쉼 없는 행보는 그의 존재감을 안방극장에 뚜렷하게 새기기 충분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마우스'(극본 최란·연출 최준배)는 자타 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가 사이코패스 중 상위 1퍼센트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와 대치하는 추적극이다. 박주현은 10년 전 범죄의 희생양이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고등학생 오봉이 역을 맡았다.

박주현은 "20부작 드라마를 해본 것은 처음이다. 생각보다 긴 호흡이었고, 서로 정이 들어 촬영이 끝나간다는 것이 아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봐주시는 시청자 분들이 계시니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다소 잔인하기도 했고 장르 색이 짙었는데도 시청률이 잘 나와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마우스'는 반전을 거듭하며 화제성과 시청률을 잡았고, 결국 진짜 범인이 정바름이라는 충격적인 결말에 도달했다. 박주현은 "내 입장에서는 상당히 슬픈 결말이다. 오봉이가 둘도 없이 사랑하던 할머니가 떠나고 바름이에게 위안을 얻지 않았느냐"며 "사실 나와 이희준은 처음부터 진범의 정체를 알고 촬영을 했다. 그때부터 연기가 힘들어지더라. 결말을 알면서도 정바름을 의존하고 그를 사랑하는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상황을 분리해 생각하려는 노력을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박주현은 "작품 안에 존재하는 캐릭터로 살기 위해 정말 많은 것을 공부하고 노력하고 이해하고 싶어 했다. 연기란 결국 그 캐릭터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촬영 자체가 한 인간이 성장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봉이의 경우 아동 성폭행 피해자라는 설정이 있어서 더욱 조심스레 접근하려 노력했다"며 "어떻게 해서든 피해자 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표현해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정말 노력을 많이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내 연기로 인해 피해자 분들이 일반화되지 않도록 조심했고,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 오봉이의 모습을 통해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마우스'의 성공을 비롯해, 2021년은 박주현에게 뜻깊은 한 해가 됐다. 지난해 4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것. 박주현은 "상이라는 게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면서도 어깨에 부담이 얹히더라"며 "더 성장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 달라는 뜻으로 주신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같이 연기자의 꿈을 꾸며 대학 생활을 한 동기들, 아주 작은 단역을 할 때 만났던 선후배들, 친구들이 다 연락 와서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셔서 눈물이 났다. 헛살지는 않았구나 싶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는 박주현. 그는 "단 한 명의 시청자라도 나를 기다려 준다는 것이 배우에게는 정말 큰 동력이 된다. 수식어가 주는 부담감 또한 사실은 '감사한 부담감'인 것 같다. 그래서 이 부담감이 즐겁고, 아직까지는 설렘이 더 크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지금은 열심히 달릴 때 같다"며 "내가 잘할 수 있으면서도 조금은 도전이 필요한, 위험할 수도 있지만 배우 박주현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법한 시나리오를 고르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저는 다소 거칠게 보일 수도 있고, 자유분방해 보이기도 하는 색깔을 가진 것 같아요. 운이 좋게도 제 색깔이 지금의 시대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고요. 기회가 된다면 제 힘으로 혼자서 끌어가는 작품을 한 번 꼭 해보고 싶어요. 위험한 도전이 될 수도 있고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배우로서는 가장 간절한 버킷리스트예요. 그날을 위해 달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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