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한 때 가요계와 예능계, 광고계를 동시에 휩쓸던 트로트 열풍이 조금은 식은 모양새다. 다른 건 몰라도 시청률 면에선 압도적인 성적을 보이던 트로트 예능은 어느새 한 자릿수 시청률도 벗어나지 못하며 부진을 겪고 있다.

2019년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트롯' 이후 시작된 트로트 열풍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종편은 물론 지상파까지 TV조선을 따라 '보이스 트롯' '트롯신이 떴다2' '트롯 전국체전' 등 다양한 경연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한 예능프로그램들도 우후죽순 탄생했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 수 탓에 "콘셉트가 너무 비슷하고 지겹다"는 시청자들의 비난 여론도 거셌지만, 방송사가 트로트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시간이 흘러도 여전했기 때문. 그렇게 트로트는 지난 2년간 많은 PD들의 블루칩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성공 보장 수표였던 트로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저조한 시청률 탓에 트로트 예능은 이미 오래전에 지상파에서 사라졌고, 트로트 열풍을 이끌던 TV조선 역시 입지가 불안해 보이는 상태다.

한때 15%대 시청률을 우습게 기록하던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 사랑의 콜센타'(이하 '사랑의 콜센타')는 지난달 24일 61회가 11.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같은 출연진이 활약하는 '뽕숭아학당'은 '사랑의 콜센타'보다 뒤늦게 방송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 수 시청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30일 방송된 57회는 지난주보다 1.1%P 하락한 8.9%에 머물렀다.

TV조선이 비교적 최근 선보인 '화요 청백전'과 '내딸하자'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화요 청백전'은 최고 6.6%, 최저 3.6%의 시청률을 보이며 단 두 달 만에 종영을 맞았고, '미스트롯2' 히로인이 총출동하는 '내딸하자'도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회를 제외하곤 모든 회차가 두 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다.

이처럼 가요계는 물론 예능계에서도 트로트는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트로트 가수 중 4명(임영웅, 김호중, 영탁, 이찬원)이 가수 브랜드 평판 톱10에 들었지만, 올해엔 3명(임영웅, 이찬원, 영탁)으로 줄었다. 톱100으로 영역을 확대할 시 숫자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한다.

방송 루틴상 TV조선이 올해 말 새로운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TV조선이 식고 있는 트로트 열풍에 다시금 불을 붙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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