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안방극장에 돌아온 정용화에게서 여유가 묻어났다. '대박부동산'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또 한 번 성장을 이뤄낸 그를 만났다.

'대박부동산'은 공인중개사인 퇴마사 홍지아(장나라)가 퇴마 전문 사기꾼 오인범과 한 팀이 되어 흉가가 된 부동산에서 원귀나 지박령을 퇴치하고 기구한 사연들을 풀어주는 생활밀착형 퇴마 드라마다. 정용화는 오인범 역을 맡아 군 전역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했다.

정용화는 '대박부동산'을 "30대의 시작을 기쁘게 열어준 드라마이자, 나를 비상하게 해 준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한 만족도가 200% 이상이다. 더 좋은 작품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게 연기했고,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많은 공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정용화는 '대박부동산'을 통해 새로운 도전들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멋있는 역할을 주로 했었는데, 이번엔 정말 여러 가지를 표현해내야 하는 역할이었다. 액션부터 슬픈 연기, 코미디, 심지어 원귀에게 빙의되는 모습까지 연기해야 했다"라는 것. 그는 "외적으로는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고민이었고, 내적으로는 표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대본 상의 것들을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껴서 선배님들 연기를 열심히 보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상대 캐릭터인 홍지아가 슬픔이 있는 캐릭터이다 보니, 홍지아와는 반대로 모든 감정을 극대화해 표현하려 했다.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그리는데 집중했다"고도 덧붙였다.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빙의 연기를 꼽았다. "기존 작품을 참조하기에는 설정들이 조금씩 다 달랐고 애매했다. 오히려 CG의 힘을 믿고 연기에 집중했다"며 "대본에 적힌 원귀의 감정을 보며 이를 최대한 느끼려 했고, 연기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인물 중 하나였던 도학성(안길강)의 경우는 달랐다고. 극 중 도학성의 걸음 걸이부터 표정까지, 안길강이 연기했던 모든 것을 참고하고 표현하려 애쓰며 모니터링을 했다는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정용화는 이처럼 색다른 시도를 원 없이 할 수 있었던 '대박부동산' 덕에 "나를 버릴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거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이렇게까지 연기해도 되나?'라면서 스스로를 검열하게 됐는데, 내가 빙의 장면에서 조금이라도 나를 의식하고 민망해하면 시청자들도 그 감정을 느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나'를 버리고 배역에 몰입하는 것이 숙제였다.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유독 정용화를 버리고 집중하는 게 잘 된 것 같아요. 20대 때는 뭐든 멋있어 보이고 싶고, 잘하고 싶고 잘되고 싶은 마음에 부담감도 컸는데 이제는 그런 부수적인 생각은 버리고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정말 속에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죠.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정용화는 '잘 돼야 한다'는 압박이 과거의 성공에 기인했다고 말했다. 그룹 씨엔블루가 '외톨이야'를 통해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고, 첫 연기 도전 작품인 '미남이시네요'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이면에는 부담감이 존재했다는 것.

"맛있는 걸 먹어보고 다시는 못 먹으면 너무 힘들잖아요? 저한테는 인기가 그랬어요. 실력이 있어야 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압박감이 늘 있었고, '더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들로 인한 슬럼프들이 많았어요. 주변에서 해주는 충고들이 잘 안 들렸죠."

끝없는 고민과 슬럼프의 돌파구를 찾은 곳은 군대였다고. 정용화는 "입대해서 내 20대를 돌아보게 됐다. 또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이 친구들이 나를 성공한 형 내지는 롤모델이라고 이야기해주는 말들이 들리기 시작했다"라며 "그동안 내가 헛되게 산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자연스레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가수로 시작해 연기자로, 또 예능인으로 꾸준히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 온 정용화. 일을 쉬면 금단 현상이 오는 소위 '워커홀릭'이라는 말처럼 꾸준히 활동을 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왔다. 정용화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짧다. 30대가 돼서도 여전히 그렇게 느낀다. 1년이 365일이 아니라 그 이상이었으면 좋겠다"라며 열정을 드러냈다. "똑같은 건 하기 싫고 늘 도전을 하는 편이다. '대박부동산' 역시 그런 도전이 성공한 것이었고, 계속해 도전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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