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지대한이 영화 '파이프라인'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가 없는 '파이프라인'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신스틸러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제작 곰픽쳐스)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도유꾼들의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극 중 지대한은 빨대 사장 역을 맡았다. 빨대 사장은 훔친 기름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처리하고 판매하는 인물이다.

빨대 사장은 '파이프라인'의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에서 활약한다. 시작은 관객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도유라는 소재를 친숙하게 전하는 것부터다. 빨대 사장은 접새(음문석)와 기름을 훔치는 모습을 통해 도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또 실패하는 과정을 통해 도유의 위험성을 언급한다.

이후 빨대 사장은 큰 판을 짜는 정유회사 후계자 건우(이수혁)의 오른팔로서 도유꾼들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게 되고, 후반에 들어선 도유꾼들을 압박하며 긴장감을 더한다. 필요한 시점마다 등장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이다. 자칫하면 과할 수 있는 도유꾼들과 건우의 대립도 중간에서 적절하게 조율하며 이들의 스토리가 원활하게 흘러가게끔 했다.

'파이프라인' 전개 전반적으로 활약하는 하는 만큼 부담감도 컸을 터. 하지만 지대한은 오로지 돈만을 위해 움직이는 빨대 사장 역을 유려하게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지금껏 작품 속 지대한의 모습을 생각하면 주로 주연을 받쳐주는 서포터 역할이 많다. '해운대' '강남 1970',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해바라기' 병진이 형 역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파이프라인'에서도 지대한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보단 주인공을 빛나게 하며 영화에 완성도를 더했다.

일례로 핀돌이(서인국)와의 첫 만남. 앞서 빨대 사장이 접새와 천공에 실패한 것과 달리, 핀돌이는 보기 좋게 파이프에 구멍을 뚫는 데 성공한다. 이때 빨대 사장은 남다른 리액션으로 대한민국 유일무이 천공기술자 핀돌이가 지닌 재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후에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도유팀을 구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 빨대 사장은 이들을 능청스럽게 소개하며 관객들이 온전히 작품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다가도 카메라가 자신을 비출때면 지대한은 내공 있는 눈빛 연기로 강렬한 그만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도유꾼들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담긴 그의 냉철한 카리스마는 긴장까지 유발하며 '파이프라인'의 엔딩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지대한은 '파이프라인'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신스틸러로 맹활약을 펼쳤다. 자신의 이름처럼 '지대한' 활약을 '파이프라인'에서 펼친 그다. 주연에 버금가는 활약이 가능했던 비결은 그가 차근차근 쌓아온 두터운 필모에 있었다.

지대한은 지난 1988년 드라마 '지리산'으로 데뷔해 올해 33년 차를 맞았다. 지대한은 이후 드라마 '전설의 고향' '천추태후' '초인 시대', 영화 '올드보이' '탐정: 더 비기닝' 등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다.

그리고 지대한은 여전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작 행보를 이어나가며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OCN '루갈'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물론 영화 '개 같은 것들' 등에서 활약하며, 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찾았다. 멈추지 않고 도전하고 있는 지대한, 또 어떤 매력으로 스크린을 채우게 될지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