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자발적 비혼모'가 된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누리꾼의 의견이 분분하다.

비혼모 출산을 부추기고, 가족관을 흔드는 사유리의 출연을 중단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든 부정 여론이 거센 가운데, 일부에서는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존중해줘야 한다는 반론을 제기하며 갑론을박이 일었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공중파 방영을 즉각 중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한국은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현실"이라며 "경제가 어렵다보니 청년 실업률도 엄청나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공영 방송이라도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을 장려하며 정상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데 오히려 비혼모를 등장시켜서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게 비혼 출산이라는 비정상적 방식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얼마든지 결혼할 수 있는 미혼인 여인이 갑자기 일본에 가서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구해 임신 후 출산, 그리고 갑작스런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까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직한 공영방송의 가정상을 제시해 주시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 글은 20일 오전 9시 기준 25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비슷한 의견의 글은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씨의 출연을 절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을 통해 "사유리가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 중 분명히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모습만 골라 방영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어린이, 청소년 시청자들의 '결혼'과 '가정' 가치관 형성에 매우 편파적이고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정자 기증을 받아 아이를 출산한 것까지는 개인적인 선택이므로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선택에 대해서 KBS가 공개적으로 프로그램화해 방영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해당 청원에는 20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한 달 내 1000명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시키며 KBS측의 공식 답변을 얻게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반대 입장을 내며 사유리와 KBS의 선택을 응원하고 있다. 청원인들이 주장하는 올바르고, 정상적인 가족관에 기준이 없다는 것을 짚으며 편향된 시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불법적 방법이라고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최근 국회 정책조정회의 등에서 '자발적 비혼모'가 합법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에도 주목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정책조정회에서 "생명윤리법 24조는 시술 대상이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배우자의 서명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서명 동의가 필요 없기 때문에 불법도 아니라"며 복지부에 불필요한 지침 수정 등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새로운 형태의 가족 구성을 긍정적으로 보며, 응원하는 시각도 나타났다. 이들은 매해 싱글맘, 싱글대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며, 새 사회상을 반영한 캐스팅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아동 학대 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며, 다른 형태이더라도 육아 등에 준비가 된 부 또는 모의 모습을 노출시키는 것이 긍정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KBS는 앞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사유리와 그의 아들 젠이 출연한다고 밝혔다. 주로 유명인 아빠들이 48시간 육아를 맡아 벌어지는 이야기를 소개해왔지만, 엄마가 메인으로 출연하는 사례는 사유리가 처음이다.

사유리는 지난해 11월4일 일본에서 서양인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