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글로벌 배우의 탄생이다. 연기면 연기, 오스카면 오스카, 최근 나영석 PD와의 식당 예능 시리즈도 유머러스하게 소화해내는 그는 타고난 '천생 스타'다. 배우 윤여정(73)이 영화 '미나리'를 통해 한국인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국내 영화 관계자들은 물론 대중들의 축하 메시지가 폭주하는 분위기다.
앞서 윤여정은 출연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를 통해 한국인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등극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로, 윤여정은 극중 가족들 중 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아 호연했다.
윤여정에 더불어 이번 여우조연상 후보에는 마리아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걸출한 세계적 배우들이 노미네이트됐다. 윤여정의 한국인 최초 타이틀, 글로벌 배우로 높아진 위상, 연기력 등을 단숨에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은 윤여정의 이번 후보 등극에 축사를 전하듯 5년 전 윤여정의 데뷔 50주년 기념 파티 영상을 공개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윤여정 지인, 후배 배우 김혜수, 전도연, 박해일, 강동원, 이서진, 정유미, 김고은 등이 모여 윤여정의 데뷔 5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영상 속 후배 배우들은 윤여정 데뷔 60주년에도 해당 자리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하거나, 윤여정을 향한 후배 배우로서의 경외를 드러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윤여정은 데뷔 이래 수 십 년 간 배우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일종의 '리빙 레전드'로서, 브라운관,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후배 배우들의 귀감이 돼왔다. 급기야 70대 나이에 글로벌 배우로 급부상한 그의 뜨거운 현역 면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곤란을 겪은 전 국민에게 미나리 새싹 같은 희망을 안겼다.
현재 윤여정은 지난 1월부터 캐나다에서 진행된 애플TV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촬영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상태다. 영화 '미나리' 촬영 이후에도 그는 글로벌 활동으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황. 나이와 별개로 형형한 그의 연기 내공에 더불어, 현실적으로 그는 국내 배우들 중 상당한 수준의 영어 실력을 지닌 배우다. 이에 그는 각국 제작자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여정의 커리어를 향한 부단한 열정,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단련된 교양과 지성은 50여 년 간 대외활동의 원천 동력이 된 셈이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귀국한 그는 국내 방역 지침에 따라 곧바로 2주 간 자가 격리에 돌입해 있다. 이에 윤여정 측은 일종의 서간문 형식을 통해 소감을 대신했다. "나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나와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경쟁을 싫어한다. 그래서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보는 사람이다.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고 바라실 텐데 내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된다"라는 허심탄회한 인생관이 돋보인다.
오스카 수상 여부도 기록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기대할 만한 포인트일 것이다. 하지만 오스카 후보 선정만으로도 값어치는 충분하다. 이는 윤여정의 50여 년 연기 생활을 방증하는 일이며, 나아가 동년배 국내 중노년 배우들에게도 힘을 불어넣는 경사이기 때문이다.
이 뿐일까. 최근 그는 tvN 예능프로그램 '윤스테이' '윤식당' 등 나영석 PD 시리즈를 통해 전천후 팔방미인 면모를 뽐내고 있다. 이로써 세계 각국 팬들이 상주하는 유튜브, 콘텐츠, 1020대 대중들의 소구점까지 확실하게 잡은 현 시점, 향후 윤여정의 세계적 이름값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때론 힘겨웠고 고통스러웠을 연예계 세월은 헛되지 않았다. 올해 나이 74세, 데뷔 57주년. 대배우 윤여정의 시간은 놀라울 만큼 거꾸로 흐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영화 포스터, tvN '윤스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