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너무 혼란스럽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그야말로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이와의 불안한 동행이 길어질수록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이 같은 전례 없는 '코로나 한파'에 음악인들에게 이번 겨울은 더욱 춥게 느껴지고 있다. 대면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공연은 발목이 잡혔으며,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중, 소형 기획사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가수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 코로나19와 음악인의 불안한 동행
코로나19에 관한 얘기를 꺼내자 음악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마포구에서 공연장 대관 사업을 하는 A 씨는 지난 2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봄이 되면 조금은 괜찮아지지 않을까요?"라며 낙관론을 보였지만, 올해가 다 가도록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연기와 취소를 결정해야 하는 암울한 분위기는 연말까지 잠식당했다. 폐업한 곳도 상당수그는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라며 호소했다.
특히 연말은 공연업계에선 성수기 시즌이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과 함께 특별한 연말을 보내기 위해 공연과 콘서트 등을 관람하려는 수요가 늘기 때문. 하지만 이번 연말은 코로나19 여파로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 지 오래라고. 좌석 띄어앉기로 강행을 하더라도 관객 제한으로 인해 손실을 피할 길이 없으며, 이에 따라 홍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답답함을 호소하는 그들이다.
결국 가수들은 이번 연말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하나 둘 취소해야 했다. 가수 이소라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12월 연말 콘서트를 취소했으며, 가수 나훈아와 백지영 역시 준비하던 콘서트를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다. 또한 솔지, 노을, 거미, 자우림, 흰(박혜원), 김나영, 이승환 등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연말 공연을 취소했다. 또 방탄소년단, 뉴이스트, 여자친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은 오는 31일 합동 콘서트를 개최함에 있어, 기존 오프라인 공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 코로나19 극복하자! 새로운 길 개척
"온라인 콘텐츠나 온택트 공연 등을 통해 대안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어요."
이처럼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음악 업계 풍경 또한 사뭇 살라졌다. 비대면 환경의 온라인 공연 인프라가 확충됐고, 온라인 전용 K팝 공연장이 활성화됐다. 또한 이에 따른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며 신선함을 안기고 있다. 그야말로 코로나19로 관객이 함께 하는 공연이 어려워지자, 온라인 공연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것.
오프라인 공연의 올스톱은 '온택트 공연'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온택트'는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신조어다. 특히 가수의 경우 팬미팅, 콘서트 등 직접적인 소통이 많은 터라 다른 분야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온택트를 활용한 소통 방식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랜선 콘서트' 또는 '방구석 콘서트'라는 이름의 공연이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창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게 된 것.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부터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개최했다. AR 기술을 활용한 무대 연출, 실시간 인터랙티브 소통 등을 기술과 공연을 결합한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SuperM(슈퍼엠)을 시작으로 NCT DREAM(엔시티 드림), NCT 127(엔시티 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트와이스 등이 출연해 성료한 바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6월, 첫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The Live'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다. '방방콘 The Live'는 총 107개 지역에서 시청돼,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75만 6600여 명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진행된 유료 온라인 콘서트 중 가장 큰 규모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추가되기도 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온라인 공연을 통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한 지난 10월에도 온라인 콘서트 'BTS MAP OF THE SOUL ON:E'을 개최해 무려 99만 3000명의 시청자를 모이게 했다.
◆ '부익부 빈익빈', 풀어야 할 숙제
물론 '온택트 공연'을 100% 만족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으로 대면 공연을 대체하기 위해 노력한다지만, 대면 공연 만큼의 생동감을 심어줄 수 없을뿐더러 가수와 팬들의 직접적인 호흡이 불가한 게 최대 단점이다. 이에 대해 B 가수는 "팬들과 직접적으로 교감을 해야 공연을 펼치는 가수 역시도 힘이 나는데, 온택트 공연은 그러지 못하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이 같은 온택트 공연은 자본력이 풍부한 중, 대형 기획사에서만 활발히 이뤄질 뿐, 소형 기획사에선 '그림의 떡'이다. 물론 어떠한 형태와 규모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막대한 자금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게 가요 관계자의 전언이다. 관계자 C 씨는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팬들의 눈길을 더욱더 사로잡을 볼거리, 제대로 된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막대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 그룹이 아닌 이상, 공연을 진행한다 해도 수익을 내기 어렵거나, 오히려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인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중소 음반 제작사들이 입은 피해액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대형 기획사들이 만들어낸 음악만 살아남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며, '부익부 빈익빈'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기관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공연 제작사 D 씨는 "대면 공연을 올릴 수 없을뿐더러, 비대면 공연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상상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길 간절히 바랐는데,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어 불안하기만 하다"라며 거듭 답답함을 호소했다.
◆ 코로나19 장기화, 앞으로의 시선
이처럼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각계는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스레 방안을 찾은 곳도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곳도 파다한 현실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내년을 바라보는 음악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다. 자본력이 뒤따라주는 곳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테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그들과의 경쟁에서 더욱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음악 제작사 E 씨는 "내년 역시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파고들 것이다. 이에 대응할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잠식당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가요 홍보사 대표 F 씨는 "음악 산업의 대부분은 이제 오프라인보다는 디지털에서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분명 내년에 더욱 색다른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며, 우리는 이대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망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