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배우 호연에도 무너져버린 스토리 [종영기획]
2020. 10.25(일) 09:10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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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앨리스'가 극 초반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과 달리, 후반부 빈틈이 가득한 전개가 펼쳐지며 실망감을 선사했다.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기에 '앨리스'의 엉성한 마무리는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연출 백수찬)가 24일 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앨리스'는 극 초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연달아 펼쳐지며 화제를 모았다. 시작부터 살해당하는 박선영(김희선)을 비롯해, 죽은 딸을 살리기 위해 시간 여행을 온 은수모(오연아)의 이야기까지. 반전 가득한 스토리가 연속해 등장함에 따라 '앨리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에 '앨리스'는 1회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6.1%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2회 만에 9.2%를 달성했고, 4회 때는 무려 10.6%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도 '엘리스'는 8~9%대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간 여행이 펼쳐지면서 '앨리스'는 시청자를 잃기 시작했다. 시간이 뒤죽박죽 얽히며 몰입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 과거, 현재, 미래에 따른 타임라인이 명확했다면 시청자들도 자연스레 박진겸과 윤태이(김희선)의 여정을 이해했겠지만, 박진겸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왜 윤태이와 박선영이 동시에 존재하는지 등이 미궁 속에 남겨지며 혼란스러움을 배가시켰다.

반환점을 돈 이후엔 더 심각했다. '검은 후드'와 '선생'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이 추리해야 할 것들은 늘어만 갔지만, 정작 스토리 상에서 해결된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 결국 '앨리스'의 시청률은 9회부터 7%대로 떨어졌다.

이렇듯 '앨리스'는 그저 떡밥만 가득한 스토리가 펼쳐지며 안방극장에 실망감을 선사했다. 그럼에도 몇몇의 시청자들은 '앨리스'에 대한 조그마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결국 최종회에선 모든 떡밥이 풀리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 말이다. 그러나 최종회에서 '앨리스'가 보답한 건 허점 가득한 엔딩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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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는 박진겸이 죽여야만 얽힌 시간의 실타래가 풀린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차마 죽이지 못하는 박선영(김희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박진겸은 스스로 미래의 자신을 총으로 쏴 시간을 리셋한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앨리스'의 설정 오류들이 등장했다. 앞선 복선들이 모두 의미가 없어진 것. 당초 박선영은 윤태이에 "시간 여행을 막으면 모든 게 리셋이 된다. 시간 여행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되고, 모든 시간여행자들이 사라진다"고 귀띔한 바 있다. 그러나 리셋이 된 세상에는 여전히 윤태이와 박진겸이 존재했다. 박선영 역시 소멸되지 않았다. 박선영이 앨리스의 기본 원리를 구축한 과학자라서 없어지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시간여행자 유민혁(곽시양)의 아들인 박진겸이 존재한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김도연(이다인)이 박진겸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과 박선영이 구해낸 윤태이가 살아있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가 어렵다.

이 가운데 시청자들을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게 한 건 박진겸과 윤태이의 관계다. 당초 박진겸이 윤태이에게 끌렸던 이유는 바로 엄마 박선영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박진겸은 박선영과 꼭 닮은 윤태이를 또다시 잃지 않기 위해 그간 온 힘을 다해 그를 지켜냈다. 하지만 '앨리스'는 극 후반 박진겸과 윤태이를 마치 러브라인처럼 그려내며 시청자들이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더불어 박진겸은 앞서 자신에게 고백한 김도연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털어놓기도 한 바, 시청자들의 혼란스러움은 배가 됐다.

이처럼 '앨리스'는 메인 소재인 시간 여행에서도, 러브라인에서도 갈피를 못 잡는 스토리를 연달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실망케 했다. 특히나 '앨리스'의 허점 가득한 스토리는 드라마 속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기에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 패러독스 소재의 작품은 배우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다 보니 대본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돼있고, 평행세계 속 여러 캐릭터를 연기해야 함에 다양한 감정선을 연구해야 하기 때문. 그럼에도 두 주연배우 주원과 김희선을 비롯해, 곽시양, 이다인, 김상호, 최원영 등은 저마다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여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렇기에 스스로 길을 잃어버린 '앨리스'의 스토리는 팬들에게 더 큰 배신감을 선사했다.

한편 '앨리스' 후속으로는 권상우, 배성우 주연의 '날아라 개천용'이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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