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서툴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개선의 의지조차 없다면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서툰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누구나 서툰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니. ‘개는 훌륭하다’의 어느 진행자의 말마따나, 우리는 이런저런 목소리를 높이기에 앞서, 반려견과 제대로 함께 하기 위해 비난을 감수하고서 사람들 앞에 자신의 치부를 드러낼 용기를 낸 일반인 출연자이자 보호자들을 격려해야 하지 않을까.
KBS 2TV ‘개는 훌륭하다’에 출연하여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는 건 좋은 일은 아니다. 해당 보호자가 반려견과 함께 해온 방식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만큼 심각한 문제를 지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바는, 프로그램에 신청하는 보호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공존방식에 문제점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고치고 싶고 고쳐야 한다 생각하는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동안 방송에 출연한 이들이 간간이 치렀던 곤혹을 모르는 바 아님에도 이렇게 신청할 수는 없을 터. 지난 31일 ‘개는 훌륭하다’에 나온, 네 마리의 강아지를 반려견으로 둔 형제 보호자도 마찬가지였겠다. 이들이 프로그램에 도움을 요청한 이유는, 반려견들이 대소변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집안 곳곳에 마킹을 하고, ‘루피’와 ‘뚱이’라는 강아지 사이에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일촉즉발의 사태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형욱 훈련사가 이들의 상황에 직면해본 결과, 문제는 반려견이 아니라 보호자에게 있었다. 두 보호자와 네 마리의 반려견이 사는 공간은 배변 냄새가 진동하고 곳곳에 이물질이 널려 있어 반려견은 물론이고 보호자들의 건강까지 헤치기 충분한 환경이었다. 이러한 곳에서 반려견의 대소변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고, 두 반려견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을 때도 그렇다.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쪽으로 이끌어가는 경향을 보였던 것이다.
강형욱이 가장 질색팔색 하는 상황들로,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래 그가 큰 소리를 여러 번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강형욱과 동일한 감정선을 가지기 쉬운 시청자들 또한 덩달아 분노하여 출연자를 향해 비판의 손가락을 들었는데 문제는 단순한 못마땅함을 넘어 어떤 노기마저 어려 있었다는 데 있다. 분명 보호자로서 그들의 태도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으나 도의적인 수준의 것은 아니었고, 그저 청소 자체에 대한 기본 의식이 없고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가 서투를 따름이었다.
차분히 돌아 보면 보통의 우리와 별다르지 않을 정도의 부족함이고 서투름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강형욱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자각하고 자책하며 변화의 의지를 강하게 다짐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행위의 진정성과 정당성을 이미 획득한 상태였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방송이 나간 후 이와 같은 요소는 제거되고 자극적인 화젯거리만 남아, 도가 지나친 비난을 받아내야 하는 논란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네트워크 상에서, 팩트와 상관없이, 비난을 위한 비난을 일삼는 분위기가 일상화되며 벌어진 현상으로, 여기에는 자극적인 방향으로만 재생산하는 매체의 책임도 크다 할 수 있다. 어찌 되었든 자명한 사실은 ‘개는 훌륭하다’에서 화나 분노는 어디까지나 강형욱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힘겹게 나왔을 보호자를 격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강형욱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며 이제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반려견 문화에 대한 인식을 건강하게 가꾸어나가는 일 뿐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KBS 2TV '개는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