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동 감독 "'SF8', 기적 같은 프로젝트" [일문일답]
2020. 08.13(목) 09:46
SF8, 민규동
SF8, 민규동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민규동 감독이 'SF8' 공개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MBC 시네마틱드라마 'SF8'(제작 수필름)가 드디어 14일 MBC를 통해 공개된다.

'SF8'은 MBC, 한국영화감독조합(DGK), 그리고 웨이브가 손잡고 수필름이 제작한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다. DGK에 속한 김의석, 노덕, 민규동, 안국진, 오기환, 이윤정, 장철수, 한가람 감독이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8개의 작품을 완성해냈다.

이와 관련 총괄 기획을 맡은 민규동 감독이 'SF8'의 비하인드스토리부터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 등을 직접 밝혔다.

이하 민규동 감독 일문일답

Q1. 'SF8' 공개를 앞둔 소감은?

작년 초 MBC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중량감 있는 구체적인 결과를 내야 했기에 긴 시간 고군분투를 피할 수 없었다. 무관심과 노파심을 넘어 어려운 조건과 재난을 뚫고 기어코 만들어진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8명의 영화감독이 동시에 감행했던 낯선 SF 앤솔로지의 도전이었기에, 높은 눈높이의 관객들도 너그러이 마음을 열고 다양한 취향을 공유하며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이런저런 나비효과가 펼쳐진 후, 언젠가는 이 멋진 시도에 대해 감탄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Q2. 이번 'SF8' 프로젝트에서 감독님의 연출작으로 소설 'TRS가 돌봐드립니다'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하다

'간호중'의 원작인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는 돌봄노동과 존엄사를 화두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아버지를 떠나보낼 때, 어머니의 힘겨웠던 간병 과정을 지켜보며 마음속 한 켠 깊이 품어 둔 주제였다.

Q3. SF 장르의 범주 안에서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신경을 쓰신 부분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보호자와 같은 얼굴을 한 간병로봇의 설정 탓에 한 배우가 1인 2역을 소화해야 했다. 본인과 본인이 연기와 리액션을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한쪽 캐릭터의 촬영을 몇 신에 걸쳐 쭉 이어가고, 다시 분장과 의상을 바꾼 다음, 원래의 포지션으로 돌아가 이미 촬영된 연기를 기억해내며 자신이라는 유령과 함께 다시 호흡을 맞춰야만 했다.

게다가 주어진 촬영 기간이 상당히 빠듯했기 때문에 촬영 때마다 이렇게 의상 분장의 변경을 최소 2번 이상씩 해나가며 철저히 계산된 콘티로 연출을 해나가야 했다. 두 사람의 연기가 합성되었을 때, 전혀 다른 두 배우가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춘 것처럼 느끼게 하는 데에 온 힘을 썼던 것 같다.

Q4. '간신' '허스토리'에 이어 '간호중'까지 이유영 배우와 함께 작업을 했다. 이번에 특별히 요청을 한 부분이나 디렉에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이유영 배우는 눈을 보고 있으면 사람이 아닌 느낌이 들 때가 있을 정도로 특별한 눈을 가졌다. 특히 '간호중'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발달된 로봇이라도 사람과는 다른 지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눈을 거의 깜박이지 않으며 움직임도 주기적이어야 했다. 목소리의 톤도 다르며, 오류가 생긴 이후로는 조금씩 변해가야 했다.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되지만, 연기 도중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러내려서 감정을 억제시켜야 했고,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했다.

그런 면에서 로봇의 발달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그 기준점을 가늠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또한 간병인과 보호자와의 관계를 넘어서서 퀴어적 감정 교류가 있길 바랐다. 그것은 인간 안에 있는 양가적 이미지의 표현으로 무 자르듯 구분할 수없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무엇으로 느껴지길 바랐다.

Q5. 이유영, 예수정, 염혜란, 윤경호 등 배우들과 함께 호흡한 소감 혹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모두 한 번 이상 작업을 해본 배우들이다. 특히 이렇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도전을 할 때는 경험치를 조금이라도 나눠본 배우들과의 협업이 주는 안정감이 대단하다. 예수정 배우는 대사 속, 조사 하나까지 완벽히 다듬어낸다. 그것은 인물의 일관성과 깊이를 찾아가는 데에 너무나 중요한 과정이고, 그와 시나리오를 놓고 나누는 섬세한 대화는 늘 짜릿하다. 멋진 염혜란 배우는 특히 보급형 로봇으로서의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세밀하게 해왔고, 고급형인 간호중과의 차이점을 찾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Q6. 연출작인 '간호중'을 제외하고 다른 7개의 작품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과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주인 조안'이다. 가장 영화화하기 어려운 원작을 바탕으로 시작했지만, 가장 깊게 마음을 건드리는 아름다운 영화로 탄생했다.

Q7. '간호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인간은 다른 생명체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존재다.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것은 과연 흔히 말해지듯 신의 영역에만 맡겨진 일일까.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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