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인종차별을 지적한 가나 국적 방송인 샘 오취리, 그가 동양인 비하 논란 등 국내 누리꾼들의 ‘역공’ 안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샘 오취리의 지적에 불쾌감을 토로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샘 오취리의 인종차별 비판은 흑인으로 살아온 그에게 응당한 반응이었다는 의견을 보인다. 즉 그가 건넨 사과 역시 국내 누리꾼들의 강요에 의한 ‘엎드려 절 받기’에 불과했으며, 이는 샘 오취리 개인을 향한 폭력이라는 것이다.
지난 6일 샘 오취리는 의정부고등학교(의정부고) 졸업사진 ‘관짝소년단’ 패러디를 비판했다. 의정부고 학생들은 얼굴을 검게 칠한 채 가나 장례 문화를 흉내낸 것인데, 이에 대해 샘 오취리는 “흑인으로서 불쾌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
일견 응당한 반응일 수 있지만 문제는 그가 올린 글 중 일부 단어다. ‘무지하다’는 뜻의 ‘ignorance’라는 단어가 많은 이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 자라나는 국내 청소년들을 악의적으로 비판했다는 요지다.
또한 샘 오취리가 사안과 무관한 차원에서, ‘teakpop’(티타임과 K팝을 더한 단어로, K팝 가십을 뜻함)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것도 논란이 됐다. 글로벌 한류 팬들을 기만하는 단어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설상가상 샘 오취리 과거 행적도 문제시됐다. 그가 과거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통해 아시아인 생김새, 표정 등을 비하한 적이 있었다는 것. 일명 '샘 오취리 동양인 비하' 논란이다.
이처럼 샘 오취리를 향한 역공격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샘 오취리는 결국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내가 올린 사진과 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샘 오취리는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 내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하다. 나는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고 전했다.
또 “영어로 쓴 부분은 한국의 교육이 잘못됐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한국의 교육을 언급한 것이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해가 생길만한 글이었다”며 “‘teakpop’ 자체가 K팝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인 줄도 몰랐다. 알았으면 이 해시태그를 전혀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명을 거듭했다.
대개의 국내 누리꾼들은 샘 오취리의 단어 선택이 경솔했다고 지적한다. 그 역시 동양인 비하로 논란이 된 바, 이번 의정부고 졸업사진 사태에 말을 얹은 것은 자신의 과오를 알지 못한 적반하장 식 반응이었다는 비난이 중론이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가나 출신 흑인으로서 인생 속 다양한 인종차별을 겪어왔을 샘 오취리를 기어이 사과하게 만든 것이 옳냐는 우려를 표했다. 아시아인보다 훨씬 많은 차별을 겪었을 흑인에게 인종차별 사안 관련으로 비난을 하는 상황이, 도리어 샘 오취리에게 무례일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상황은, 어떤 논의나 쟁점 안에서 무조건 이기고 봐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들의 특정 성향을 방증하는 부분이라는 씁쓸한 지적들도 이어졌다.
이 가운데 가나의 장례 댄스팀인 일명 '관짝소년단'의 리더 벤자민은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학생들의 패러디 사진을 올리고 "의정부고 졸업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번 샘 오취리 논란을 가라앉히려는 그의 배려가 담긴 메시지로 보인다.
관짝소년단은 유튜브 등에서 춤을 추며 관을 옮기는 이른바 '관 댄스' 영상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글로벌 국내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을 패러디한 이름이기도 하다.
샘 오취리 국적 가나, 나이 1991년생이며 현재 대한민국 영주권을 취득해 학업, 취업 등에 자유로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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