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짜인 '악의꽃', 이준기·문채원이 채워야 한다 [첫방기획]
2020. 07.30(목) 11:20
tvN 악의 꽃, 이준기 문채원
tvN 악의 꽃, 이준기 문채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악의 꽃'이 잘 짜인 이야기를 펼쳐내며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였다.

29일 첫 방송한 tvN 새 수목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연출 김철규)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이준기),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드라마다.

'악의 꽃'은 물속에 빠진 백희성과 그런 그에게 키스하며 구원을 약속하는 차지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시작을 알렸다. 14년 간 연애와 결혼 생활을 이어온 두 사람은 금속 공방을 운영하는 다정한 공예가 남편, 열혈 형사인 미모의 아내, 귀여운 딸까지 더한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그리며 행복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 곳곳에는 균열이 있었다. 백희성의 부모 백만우(손종학), 공미자(남기애)는 단순한 부모 자식 관계가 아닌 비밀을 공유한 사람들로 등장했다. 가족 모임 도중 차지원이 급한 업무로 떠나자, 표정을 싸늘하게 바꾼 백희성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굴었다. 백만우는 "우리는 한 배를 탄 사람들"이라는 말을 했고, 백희성은 "지원이는 보이는 것만 믿는, 속이기 쉬운 사람이다. 나만 믿으시라"며 그에게 비밀이 있음을 암시했다.

여기에 18년 전 연쇄살인사건이 맞물렸다. 기자 김무진(서현우)은 수배 중인 범인 도민석과 아들 도현수에 대해 여전히 조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경찰서 취재를 통해 친분을 쌓게 된 차지원의 남편이 금속공예가라는 말을 들었고, 연쇄살인사건 범인 역시 금속공예가였다는 사실을 떠올린 그는 직접 백희성의 공방을 찾아갔다.

하지만 김무진은 돌아선 백희성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를 도현수라고 불렀다. 백희성은 김무진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나눌 법한 대화를 이어갔다. 김무진의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는 사실을 알아낸 백희성은 그를 공격했고, 공방 밑 지하 밀실에 감금했다. 차지원이 귀가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딸과 다정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백희성은 가면을 쓰고 단란한 가정을 연출해 냈다. 두 사람의 필연적인 대립이 예고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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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악의 꽃'은 첫 방송부터 주인공 백희성의 비밀을 들춰내며 미스터리의 서막을 알렸다. 가정적인 남편 백희성의 가면 밑에는 생존을 위해 아내를 속이며 가정을 유지하는 도현수가 있었다. 18년 전 연쇄살인사건과 백희성이 새롭게 저지른 범죄가 엮이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높였다.

또한 차지원이 수사를 맡은 일명 '죽음의 계단' 사건과 차지원 백희성의 위태로운 관계를 대조해 보여주는 이야기 전개 방식도 돋보였다. 남편의 외도와 이를 알게 된 아이의 상처, 남편의 이상한 점을 알면서도 평화로운 가정을 포기할 수 없어 스스로 눈을 가리고 살던 아내의 사연에 백희성의 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차지원의 상황이 투영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도 높였다.

다만 평화로운 현재와 수면 밑의 어두운 진실의 뚜렷한 대비를 위한 연출과 연기가 다소 작위적으로 흘러가 아쉬움을 남겼다. 선악을 극명하게 오가는 남자의 두 얼굴을 그려낸 이준기의 연기가 그러했다. 강단 있는 형사의 모습을 잘 그려낸 문채원은 정작 이준기와 화목한 가정을 이뤄야 하는 순간에는 이렇다 할 케미스트리를 자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이준기와 서현우가 과거 사건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이 쫀쫀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몰입도를 더했다.

1회부터 백희성의 두 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두 사람의 대립은 예고된 수순이다. 양극단의 성격을 오가면서도 균형을 잡아야 하는 이준기, 그런 이준기의 이중성에 무너지며 깊은 감정 연기를 펼쳐야 할 문채원의 활약에 따라 잘 짜인 '악의 꽃'의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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