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성공 공식 [윤지혜의 슬로우톡]
2020. 06.26(금)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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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주말드라마로서 위용을 뽐내는 중인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기존의 가족드라마가 가진 구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조금은 지난 시대의 설정을 갖추고 있다 하겠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다자녀 가족을 주인공으로, 그들 각각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룸은 물론, 무려 출생의 비밀까지 품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이 구태의연하고 상투적인 법칙이 여전히 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연출 이재상, 극본 양희승, 안아름)는 용주시장에서 14년간 닭집을 운영해 왔고 현재 번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송영달(천호진)의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징으로는 자녀가 네 명이나 되니 얽힌 관계도 많고 배경 자체도 시장인지라 주변 인물들이 중심 인물만큼 비중 있게 등장한다는 거다. 다시 말해 특정 인물 몇명의 힘이 아닌, 드라마 전체 구성원들의 힘이 더해져 굴러가는 곳이 바로 ‘한 번 다녀왔습니다’다.

물론 모든 드라마가 구성원들 전체의 합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야기 내에서 각 배역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상당수의 드라마들이 효과적인 이야기의 전개와 보다 높은 몰입도를 위해 중심인물들에게 집중하며 주변인물들은 이야기를 좀 더 매끄럽게 하기 위한 요소로서만 배치한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과 집중이 결국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고 좋은 성과를 얻게 한다.

하지만 주말에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드라마의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한 두명의 주연이 아닌, 주연에서 주조연, 조연에 이르는 여러 인물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함께 짊어지고 간다. 그리하여 시청자들은 제각기 본인의 입장에 가깝다 여겨지는 인물의 이야기에 선별하여 몰입하나, 이 인물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엔 어려움이 없다. 즉, 각각의 캐릭터들이 얼마나 생생하게 구현되어 있는지가 이야기가 지닐 재미의 당락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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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이 부분에서 성적이 상당히 높다. 몇몇 인물을 예로 들자면, 우선 사돈관계였으나 이제 연인관계로 발전한 송영달의 셋째 딸 송다희(이초희)와 윤재석(이상이)이 있다. 배역과 혼연일체된 배우의 연기력이 이들의 순수하고 장난끼 어린 모습을 돋보이게 만들면서, 이혼했음에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언니 나희(이민정)와 규진(이상엽)이 선사하는 답답함과 대조되는 청량감 가득한 로맨스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높이는 중이다.

그리고 용주시장에 굴러온 돌, 김밥집 사장 강초연(이정은)과 박힌 돌, 송영달의 처제 장옥자(백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정육점 주인 양치수(안길강)를 놓고 사랑의 경쟁을 벌이는데, 연기로는 두말 할 것 없는 배우들의 활약 덕에, 중년의 사랑 이야기에도 젊은이의 것 못지 않은 열정과 달달함, 애틋함이 있을 수 있단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치수와 옥자가 마음이 통한 사이라는 것을 안 이후, 초연이 상상 속에서 치수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해 더욱 인상 깊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세계 속 인물들은 이렇게, 이야기의 중심에 있든 주변에 있든 각각의 정체성과 그로부터 비롯된 매력을 부여 받는다. 그리하여 드라마에 차용되는 낡은 법칙들마저 개연성을 얻어 이야기적 재미를 발휘하는 요소로 훌륭히 활용되기에 이른다. 플롯 상 부족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의외로 가장 중심부에서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는 나희, 규진 커플이 그러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받히고 있는 또 다른 인물들의 활약으로 충분한 보완이 가능하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주말 저녁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결정적 이유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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