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남녀' 낯선 주제, 하지만 호불호 없는 첫맛 [첫방기획]
2020. 05.26(화) 10:00
야식남녀, 정일우, 강지영, 이학주
야식남녀, 정일우, 강지영, 이학주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야식남녀'는 분명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방송국 PD는 게이 셰프를 주인공으로 한 요리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고, 셰프는 성소수자가 아님에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게이 셰프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언뜻 보면 소수자를 향한 편견에 대해 다루는 드라마라 생각돼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야식남녀'는 이런 소재를 적절히 작품에 녹여내 부담 없는 첫맛을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JTBC 새 월화드라마 '야식남녀'(극본 박승혜·연출 송지원)가 25일 밤 첫 방송됐다.

이날 김아진(강지영)과 박진성(정일우)은 각자 다른 이유로 벼랑 끝에 몰렸다. 김아진은 자식 같은 기획안이 무시당하자 차주희(김수진) 본부장에게 반기를 들지만, 24시간 내에 방송에 적합한 게이 셰프를 찾지 못하면 잘릴 위기에 처하고, 박진성은 아버지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다. 그러나 박진성은 대출을 갚기 위한 방도를 찾아야 했고, 결국 김아진 PD의 방송에 출연, 게이 셰프를 연기하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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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 셰프라는 파격 소재

분명 김아진이 준비하는 '게이 셰프가 만들어주는 야식남녀'는 민감한 주제다. '누구보다 섬세한 게이 셰프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요리를 통해 매만져준다'라는 주제 의식과는 달리, 민감한 워딩의 사용으로 선입견을 갖기에도 쉽다.

차주희가 말한 것처럼 자극적이기 때문에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는 데에는 성공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성소수자 측에서도, 시청자 측에서도 욕을 먹기 딱 좋은 기획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 탓에 "익숙하지 않으면 나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고 불편해하고 두려워하게 된다. 난 이 방송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김아진의 말이 영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런 선입견은 '야식남녀'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존재할 수 있다.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다 자칫하면 성소수자라는 주제를 이른바 '어그로'를 끌기 위해 사용한 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도 쉽고, 결국 성소수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비난을 사는 이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야식남녀'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진실돼야 한다.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 '우리 모두가 결국 똑같은 인간일 뿐이다'라는 메시지를 온전히 안방극장에 선사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야식남녀' 1회는 꽤나 성공적으로 메시지의 시작을 알렸다. 게이라는 소재를 숨기기보단 오히려 당당히 면전에 내세우면서 '숨길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그러면서도 초점을 김아진과 박진성의 이야기에 맞춰 최대한 자연스럽게 전개가 진행되도록 했다.

마치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를 익숙한 음식 속에 잘 녹여내 긍정적인 첫인상을 부여한 느낌이었다. 덕분에 성소수자를 평소 좋지 않게, 낯설게 생각했던 시청자들도 부담 없이 '야식남녀'를 마주할 수 있었다.

◆ 정일우 X 강지영의 묘하게 어울리는 케미

또한 주인공 정일우와 강지영의 묘하게 어울리는 케미 역시 접근성을 한차례 더 낮췄다. 정일우는 아버지의 사고로 힘들게 속앓이 하고 있는 중에도 자신의 손님 앞에선 연신 미소를 띠며 따뜻함을 선사하는 박진성의 모습을 탄탄하게 그려내며 몰입감을 높였고, 강지영 역시 계약직 PD로서의 애환과 20대의 패기 넘치는 김아진을 연기하며 현실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아직 두 사람 간의 본격적인 로맨스는 시작하지 않았지만, 우연 같은 인연이 계속되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여기에 시놉시스부터 성소수자로 소개된 이학주의 등장은 '부부의 세계'에 이어 여기서도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데 한몫했다. 강태완(이학주)은 방송 오디션으로 향하는 박진성과 계단에서 마주하고, 슬로우 모션이 펼쳐지며 마치 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첫사랑을 재회한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괜찮아요"라는 박진성을 향한 강태완의 대사는 '야식남녀'의 장르를 곧바로 로맨스로 탈바꿈시키며 시선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처럼 '야식남녀'는 호불호가 갈릴 주제 선택에도 불구하고, 인상이 찌푸려지기보단 두 사람의 인생 이야기에 공감해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했다. 앞으로 12부작이라는 짧지 않은 호흡으로 약 6주간 시청자와 함께할 '야식남녀'가 끝까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올곧이 안방극장에 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야식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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