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2019년 말 브라운관에 데뷔해 이제 막 세 작품만 필모그래피에 올려놓은 신예 배우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만큼은 여느 배우가 부럽지 않다. 그야말로 ‘괴물신예’의 탄생이다.
박주현은 지난해 공개된 tvN 단편드라마 ‘드라마 스테이지 – 아내의 침대’를 통해 처음 얼굴을 비췄다. 과외 선생님으로 만난 심정우(이이경)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하는 조그마한 역할로 나왔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매력을 잘 살려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후 tvN ‘반의반’에서는 하원(정해인)의 첫사랑 지수 역으로 분해 전혀 다른 매력을 보이며 ‘같은 배우가 맞냐’는 평가까지 받게 됐다.
이렇게 스스로 영역을 구축해오던 박주현만의 진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극본 진한새·연출 김진민)에서 빛을 발했다. ‘인간수업’은 공개와 동시에 한국 넷플릭스 시청자들이 많이 본 콘텐츠 5위에 올랐고, 지난 5일에는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리고 화제의 중심에는 단연 박주현이 있었다.
박주현은 ‘인간수업’에서 지수(김동희)의 사업에 함께 하려는 규리 역으로 변신했다. “오디션을 통해 ‘인간수업’에 함께 됐다”는 박주현은 “3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모든 참가자들이 ‘지수’라는 이름으로 오디션을 봤다. 처음엔 무슨 작품인지도 모르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오디션을 봤었다. 오디션 중에 감독님께서 이런저런 요구를 많이 하셔서 내게 관심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규리라는 큰 캐릭터를 맡게 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네가 규리 한 번 해봐’라고 말씀하시는데, 처음엔 실감이 안 났어요. 그저 믿어주셔서 감사했죠. 부담감도 있었지만 잘 해야지, 잘 해내서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을 보답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감사하게도 주인공 자리를 제안받은 박주현이지만, 뒤늦게 알게 된 ‘인간수업’의 주제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까다로웠다. 극중 지수가 하는 사업은 청소년으로선 다소 과감한 범죄인 ‘성매매 알선’이었고, 규리는 지수가 하는 사업의 정체를 확인했음에도 가담하려는 인물이었다. 더불어 ‘인간수업’ 공개 전, 스마트폰을 통해 성 관련 범죄가 진행되는 드라마의 내용과 흡사한 n번방 사건이 터지면서 민감함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박주현은 “아무래도 민감한 소재이기에 캐릭터를 이해하기 전, 먼저 드라마가 다루는 사회 문제에 대해 먼저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기사나 책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 등을 찾아보며 현실적으로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토록 많은 사건을 마주하고, 또 익숙해졌던 박주현에게도 n번방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다. 박주현은 “이미 수많은 사건들을 들여다봤기 때문에, 웬만한 범죄에는 놀라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n번방 사건을 처음 듣게 됐을 때 너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회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고, 가해자들은 합당하고 엄격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현은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완벽하게 인지하고 난 뒤에야 본격적인 규리 역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남들 앞에선 누구보다 외향적이지만 가족으로 부 턴 도망치고 싶어 하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기에 박주현은 감독 및 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고 한다. 박주현은 “규리가 사실 감독님도 가장 어려워했던 친구다. 정의를 내리기 힘들고, 숨기는 게 많은 인물이었기에, 끝없이 이야기를 하며 캐릭터를 잡아나갔다. 나 역시 규리가 미성년자이기에 같은 표정, 말투라도 어떻게 하면 청소년처럼 보일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춘 부분은 규리가 가진 감정의 중심이었다. 박주현은 “규리는 어떤 사람,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태세가 달라지는 인물이기에, 중심이 중요했다. 초목적으로 잡고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섬세하게 정리를 한 뒤 연기를 시작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시청자들은 금세 ‘인간수업’에 빠져 들었고, 또 규리를 연기한 박주현에 매료됐다. 박주현은 “10회를 동시에 공개하게 됐는데, 다른 드라마와 달리 하루만에 반응이 돌아오는 게 신기했다. 학교에 갔더니 반응이 뜨겁더라.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준비 기간까지 반년 이상을 촬영한 작품이었는데, 하루 만에 ‘다음 시즌을 보고 싶다’ ‘하루만에 다 봤다’는 피드백을 읽으니 허무하기도 했다”는 박주현은 “아무래도 넷플릭스는 사전에 모든 작업을 끝내놓고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식이라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장점이 더 컸다. 캐릭터에 대해 충분히 공부할 수 있었고, 컨디션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배우에게는 좋은 환경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박주현은 ‘인간수업’을 통해 주연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고, 스스로도 이번 작품에 출연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과 대화를 하면서 연기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른으로서 더 많은 성장을 한 것 같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 감사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주현은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길 꿈꿨다. “’반의반’ 속 지수나 ‘인간수업’의 규리와는 달리 실제 성격은 활발한 편”이라는 박주현은 “시청자들에게 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센 언니 캐릭터를 맡고 싶다. 다음 작품은 액션 작품을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