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김은숙 작가. 그 이름에 쌓인 신뢰는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파리의 연인'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제목만 들어도 알 만한 드라마가 숱하다. 그건 여러 논란에 휩싸였어도 화제성 만큼은 믿고 갈 만큼 흥행 제조기가 따로 없었지만 '더 킹'의 행보는 심상치 않다. 김은숙 작가의 기존 작품이 기록한 시청률의 반도 못 미치고 있고, 논란 또한 거의 조롱에 가깝다. 그야말로 김은숙 작가의 굴욕이다.
◆ 충격적인 시청률
지난달 17일 방송을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극본 김은숙·연출 백상훈, '더 킹')은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11.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인 '하이에나'가 14.6%로 종영한 것을 생각해봤을 때 아쉬운 기록이었지만, 분명 높은 수치이긴 했다.
그러나 '더 킹'은 계속해 연출력 및 연기력 부족, 그리고 각종 논란 등으로 하락세를 겪더니 8회에선 8.1%까지 떨어졌다. 무려 1/3에 가까운 시청자들이 '더 킹'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다른 드라마를 택한 것이다. 이처럼 '더 킹'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같은 날 방송되는 JTBC '부부의 세계'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24.3%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SKY 캐슬'도 넘어선 상황이다.
◆ 끊임없는 논란
이런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상 총체적 난국이다. '더 킹'은 첫 회부터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이더니 왜색 의혹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까지 휩싸인 바 있다.
'더 킹' 1회에서 구서령(정은채) 총리는 이곤(이민호) 황제를 만나기 위해 궁으로 향한다. 이어 구서령은 입궁을 위해 몸수색을 당하고, 금속 탐지기가 가슴을 훑는 과정에서 소리를 내자 "와이어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 줘서요"라고 말한다. 해당 발언은 곧바로 논란이 됐고, 민원이 제기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결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신에서도 명승아(김용지)의 친구가 조정을 하는 이곤을 보며 "남자는 적게 입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하는 모습이 그려져 비난을 샀다. "김은숙 작가가 시대를 못 읽는 것 같다" "최연소 총리의 대사론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여기에 왜색 의혹은 '더 킹'의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앞서 성 상품화 논란에서도 언급됐던 1회는 물론 2회의 타이틀 영상에 쓰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더 킹'의 타이틀 영상에 쓰인 궁궐 이미지가 "일본 지역의 동대사와 코후쿠지 오층탑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더 킹' 제작사는 "가상의 목조건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본 사찰의 일부 특징적인 부분이 사용되었음을 확인했다"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한 점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작진은 타이틀 디자인을 즉시 수정하고, 3부 방송부터는 시청하시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며 이미 방송된 부분도 재방송, VOD 서비스 등은 교체하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6회에서 또 다른 외색 논란이 불거졌다. 대한제국과 일본의 해상 전투신 속 일본 측의 군함이 한국의 이순신함과 흡사하다는 이유였다. 이와 같은 논란에 백상훈 감독은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군함에 일장기를 달거나, 우리나라 군함을 일본 군함으로 오인하게 하려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는 점이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육안으로 보기에 비슷비슷해 보이는 각국 군함의 특징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고, 또한 실사자료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콘티 중심으로 자료를 선택하는 우를 범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백 감독은 "비록 가상의 대한제국과 일본과의 갈등을 다룬다 해도 혹시 있을 수 있는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의 감수를 받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앞으로 연출이기 이전에 역사를 잘 아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살필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잘못된 궁궐 이미지 사용으로 한차례 물의를 빚은 상황에서도 면밀한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아 다시 한번 실수를 벌인 점에 시청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더 킹'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트림과 동시에,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등으로 쌓은 백상훈 감독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됐다.
◆ 배우들의 변치 않은 연기력
이처럼 여러 논란 등으로 의도치 않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더 킹'이다.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이곤 역의 이민호는 "7년 전 방송된 '상속자들' 김탄에서 전혀 바뀌지 않은 모습"이라는 평을 받고 있고, 김고은 역시 발전은 했지만 '도깨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은채를 향한 시선 역시 곱지 못하다. 방송 전부터 과거 불륜설이 재조명되며 입방아에 오른 데 이어, 야망 넘치는 구서령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것.
이로써 계속해 논란을 사고 있는 '더 킹'이 자랑할만한 건 32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PPL, 수출 등으로 회수했다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PPL 마저도 노골적인 사용으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저조한 시청률과 각종 논란, 김은숙 작가와 백상훈 감독의 조합, 여기에 한류 스타 이민호와 '도깨비'의 히로인 김고은이 뭉친 것치곤 실망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여러 떡밥을 풀며 본격적인 후반부에 돌입하는 '더 킹'이지만, 하락세를 뚫고 금토극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노릇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더 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