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한국에서의 좀비물은 ‘킹덤’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킹덤’이 쌓은 대중성은 경이롭기만 하다. 이와 함께 전작의 대성공으로 새롭게 합류한 박인제 감독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담감을 넘어선 그의 자신감은 ‘킹덤’으로 하여금 다시 성공 가도를 달리게 했다.
박인제 감독은 ‘킹덤’ 시즌 1의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과 함께 시즌 2의 연출을 맡게 됐다. 전작을 맡았던 김성훈 감독이 1회를 담당하며 시즌 1을 마무리 지었고, 2회부터 본격적인 박인제 감독의 손길이 닿았던 것. 특히나 시즌 1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K-좀비’ 열풍을 불러일으킬 만큼 엄청난 인기를 모았기에 부담이 클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박인제 감독은 “사실 부담이 됐다기보단 역사를 공부를 할 생각에 걱정됐다. 대학교도 두 번 나왔는데 공부를 또 할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고 여유롭게 답했다. 박 감독은 “사극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와 관련된 공부를 해야 했다. 그래서 ‘킹덤’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며 “다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는 것에 의의를 뒀고, 최종적으로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건 작가의 입장에서나 감독의 입장에서나 흥분되는 일 같다”는 박 감독은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 장르만 고집하는 것도 웃긴 것 같다. 그래서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물론 단어, 미술, 역사적인 배경 등 따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힘들었지만, 장르에 대한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킹덤’에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여유 있는 모습은 ‘킹덤2’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시즌 1에서 김성훈 감독이 표현해냈던 결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색을 유려하게 입혀냈다. 특히나 두 감독 모두 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뤘던 감독이라는 점에서 시너지는 배가 됐다.
김성훈 감독과 좋은 ‘케미’를 보인 것에 대해 박 감독은 “김성훈 감독님과는 예전부터 잘 알고 지냈고, 가끔 술도 마시면서 작업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사이였다. 그래서 함께 작업을 하면서도 안 맞는 부분이 없었다. 또 감독이 바뀌었다고 작품의 스타일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는 것도 아니었다. 최대한 ‘킹덤’ 시즌 1이 완성해놓은 세계관 등을 이어가면서 내가 내고 싶은 색을 입혀봤다”고 밝혔다.
박인제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일례로 박 감독은 디테일한 연출들을 이곳저곳 숨겨놓아 이를 찾는 재미를 더했다. 먼저 박인제 감독은 “궁에서의 생사(좀비)와의 대립이 길어길수록 이창(주지훈)의 상복이 붉게 물든다. 점차 빨개지는 이창의 옷이 왕이 입는 곤룡포처럼 보였으면 했다. 그래서 일부러 피를 더 많이 묻혔고, 노골적으로 표현해 봤다”며 웃었다.
“이런 디테일을 찾아주시는 시청자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는 박 감독은 특히 “일명 ‘캡틴 솥뚜껑’이라고 불리는 대령숙수(박광재) 찾아준 것에 감사하다. 5회에서 대령숙수가 방망이와 솥뚜껑을 들고 잠깐 등장했다가 나중에 생사가 돼 돌아오는데, 사실 티가 많이 안 났다. 같은 사람인지 못 알아볼 정도였다. 그래서 모자를 씌우고 싶었는데 현실감이 살지 않을 것 같아 뺐다. 그런데 고맙게도 시청자들이 발견해 주셔서 개인적으로 기뻤다. 더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쏟아지는 관심과 화제성과는 별개로 박 감독에게 “‘킹덤’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고. 박인제 감독은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감독 스스로 100%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부끄럽다. 작품 속에서 나만 찾을 수 있는 빈틈들이 있다. 스스로 바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다음엔 더 잘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다음 작품을 준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박인제 감독은 스스로 도전하려는 마음가짐과 남다른 자신감으로 새로운 것에 뛰어들었고, 시즌 1의 영광을 이어 제2의 ‘K-좀비’ 열풍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덕에 시즌 3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는 건 당연했다. 이에 대해 박인제 감독은 “시즌 2에서 ‘킹덤’의 한 왕조가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 시즌 3부터는 새로운 ‘킹덤’, 새로운 왕조가 시작될 거라 본다"고 해 한층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에일리언’이라는 영화가 SF(공상과학)라는 장르에서 시작해서 인류가 무엇인가, 인류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해 말했 듯, ‘킹덤’ 시리즈도 계속 확장된다면 어마어마한 스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시즌 2를 끝마친 입장에선 난 ‘킹덤’의 팬일 뿐이다. 이제부터 모든 건 김은희 작가에 손에 달렸다”는 박인제 감독이다.
“출생의 비밀을 궁금해하는 어린 왕을 시작으로 내시 문수 역으로 잠깐 모습을 비춘 안재홍, 마지막을 장식한 배우 전지현까지. 이들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진 아무도 모르는 거죠. 그저 팬으로서 저도 시즌 3를 상상하고 기대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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