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센스 있는 소감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기생충'(감독 봉준호·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의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영화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조커'의 토드 필립스, '1917'의 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감독상 부문 후보에 올랐고, 곧 감독상의 주인공으로 봉준호 감독의 이름이 호명됐다.

봉준호 감독은 예상치 못한 듯 당황한 얼굴로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오늘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며 이제 할 일은 다 했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어렸을 때 항상 제가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일이 가장 생산적인 일이다'라는 구절이다. 그 구절을 말한 분이 바로 제 앞에 계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시다"라고 해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감사하면서도 부끄러운 듯 손짓으로 화답했고, 주변의 내놓으라 하는 배우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존경의 뜻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학교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를 보며 공부를 했는데, 그와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 또한 제가 유명하지 않을 때도 항상 저를 꼽아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밖에 후보에 오른 감독들도 제가 모두 존경하는 감독들이다. 오스카가 허락한다면 이 상을 '텍사스 전기톱'으로 나눠 분배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 다음날까지 취할 정도로 마셔도 될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봉준호 감독이 언급한 '텍사스 전기톱'은 2005년 개봉한 영화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을 패러디한 것으로, 해당 영화는 미국의 대표 공포 영화로 현재까지 기억되고 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 그리고 감독상뿐만 아니라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64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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