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배철수 잼’ 배철수, 이장희, 정미조, 세 음악인들이 낭만과 추억이 서린 고품격 음악세계로 시청자들을 초대했다.

3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배철수 잼’에서는 30주년 레전드 나이 1953년생 DJ 배철수, 모델 이현이 진행 아래 나이 1947년생 가수 이장희 금지곡 퍼레이드, 나이 1950년생 정미조 동반 토크쇼가 진행됐다.

이장희는 70년대 정권 당시 다양한 대중가요들을 배출한 가수다. 하지만 시대 상황 탓에 그는 금지곡 아버지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그건 너’가 금지곡이 된 이유는 책임을 남한테 전가하는 가사라서 그랬다”라며 “‘한 잔의 추억’은 마시자,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음주 조장을 했다는 이유다”라고 웃었다. ‘불 꺼진 창’, ‘나는 열 아홉 살’ 역시 금지곡이었다. 퇴폐적이라는 이유 탓이었다.

실제로 표현의 자유가 통제된 70년대 권위주의적 시대 총 222곡 금지곡이 지정됐다.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통행 금지였던 그 시절, 다양한 대중가요 가수들의 이금희 ‘키다리 미스터 김’, 배호 ‘0시의 이별’, 송창식 ‘왜 불러’, 김추자 ‘거짓말이야’, 양희은 ‘아침이슬’ 등도 각종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현이는 “이때 금지된 노래를 언제부터 들을 수 있게 됐냐”고 반문했다. 배철수는 “세상이 민주화되고, 민주주의 국가가 되면서 이 노래 금지 처분이 풀렸다. 90년대 이후였다”라고 말했다.

정미조는 “이장희 선배님에게 큰 위기가 있었잖냐”라며 이장희 대마초 사태를 언급했다. 정미조는 “그러면서 선배님이 모든 걸 다 접고 외국으로 갔잖냐”라며 “두고 두고 참 아까운 가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형님이 그때 음악생활을 접고 미국에 가지 않으셨다면 어떠셨을까. 히트곡 수가 지금의 한 3배 됐을 거다. 그럼 저도 한 곡 부를 수 있었을텐데”라고 동조했다.

이장희는 “그때 서대문 구치소에 갔었다. 12월 2일이었는데 방에 10명 정도 있었다. 조그마한 창을 보면서 밖에 눈이 내렸다. 그때 구치소에서 연예게 인생을 되돌아봤다. 그때 그만할 때가 됐다 싶었다”라며 당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 사람이 전하는 70년대 사회상, 대중가요 경향, 사람들의 민심 등은 지금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또 한 면의 사회문화적 면모를 가늠케 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압도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배철수 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