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엽기토끼 살인 사건, 용의자 진술 의문 "화장 싫어해요" [TV온에어]
2020. 01.12(일) 06:30
그것이 알고싶다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
그것이 알고싶다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 용의자의 진술에 의문점이 발견됐다.

11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새롭게 나타난 단서들로 신정동 연쇄살인 및 납치미수사건의 범인을 재조명했다.

2005년 6월,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 양이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싸여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리고 5개월 뒤인 11월, 40대 여성 이 씨가 여러 종류의 끈으로 비닐에 포장하듯 싸여 또다시 신정동 주택가에 유기되었다.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 수법이 일치해 이른바 신정동 연쇄살인으로 불렸던 끔찍한 두 사건. 그러나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사건은 그렇게 미제로 남는 듯했다.

지난 2015년 방송에서 처음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 박 씨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돼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한다. 박 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서 그녀가 털어놓은 놀라운 이야기. 반지하에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 그렇게 신정동 3차 납치미수사건 피해자의 목격담을 토대로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고 경찰 또한 재수사에 나섰으나, 안타깝게도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이후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 관련 제보가 쏟아졌고, 그 중 제보자 강민석(가명) 씨의 제보가 제작진의 눈길을 끌었다. 제대 후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민석(가명) 씨는 2006년 9월경 신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을 때, 작업을 하기 위해 올라간 2층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신발장 뿐 만 아니라 그 집의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억해냈는데, 놀랍게도 3차사건 피해자의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강민석 씨는 최면을 통해 당시 자신이 본 남자는 총 2명이며, 이중 한 명은 눈에 화장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후 강민석 씨는 기억을 토대로 그 남자의 몽타주 작업에 나섰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몽타주를 공개한 이후 제보가 쏟아졌다.

그러던 중 부산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의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것. 장석필(가명)과 배영호(가명)는 2008년 두 차례의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된 2인조 중 한 명은 신정동에 거주했고, 피해 여성 중 한 명 또한 신정동 1차 살인사건 피해자 권 양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과 강도강간 사건 2인조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현재 장석필은 12년을 선고 받고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난 2018년 출소한 배영호를 찾았다. 배영호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장석필을 언급하자 크게 언짢은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배영호는 "엮이기 싫다. 내가 이 아저씨한테 길 가는 아가씨를 보고는 '저 여자 예쁜데 저 여자랑 한 적이 있냐'고 묻는 거랑 나한테 대하는 것과 같다"며 과민 반응을 보였다.

이어 배영호는 조용히 이야기하자며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을 자신의 집안으로 들였다. 배영호의 집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집 안에 널브러져 있는 노끈들이었다. 납치 미수 생존자 박씨의 증언에 의하면 범인의 집에는 노끈들이 바닥 곳곳에 놓여져 있었다.

배영호는 장석필을 막노동하면서 만났다면서 "오래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배영호의 증언에 의문점을 표했다. 오랜 기간 알지 못한 사람과 함께 성과 관련된 범행을 저지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또한 배영호가 귀마개로 피해자의 눈을 가렸다고 말한 것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귀마개의 원래 용도가 아닌데도 눈을 가린 용도로 썼다는 건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하는데 려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은 귀마개라는 도구를 챙겨가기에 이르렀다고 볼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귀마개를 피해자들의 눈을 가리는데 쓰기까지 두 사람이 범행을 저지른 적이 꽤 있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배영호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화장을 한 적이 있느냐. 아이라이너나 눈썹이나"라고 물어본 질문에 "나는 화장 싫어한다"고 대답했다. 이 부분도 많은 의문을 자아냈다. 앞서 엽기토끼 살인사건 범인의 몽타주가 공개된 뒤, 제작진은 경기도에 위치한 한 마트에서 일하는 직원이 몽타주와 닮았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남성과 만났지만, 그 남성은 신정동과 연고가 없었다. 또한 제작진으로부터 화장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안 한다. 남자가 그런 거 할 일이 없다"고 반응했다. 화장을 하지 않는 일반적인 남성이라면 화장을 싫어한다 보다 화장을 왜 하냐고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또한 배영호의 마지막 말도 묘하다. 배영호는 "저는 겁이 많아서 누구를 죽이지도 못하겠다. 누가 말을 해서 내가 만약 진짜 했다 치자. 그랬을 때 '했다' 그럴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배영호의 진술이 낳은 의문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와 장석필이 정말 엽기토끼 살인사건 범인인지를 밝히는 건 이제 수사 기관의 몫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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