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가수 양준일이 돌아왔다.
양준일의 팬미팅 기자간담회가 31일 오후 1시 서울시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진행됐다.
앞서 양준일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90년대 활동 당시의 모습이 재조명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세련된 노래와 파격적인 안무, 시대를 초월한 뛰어난 패션 스타일로 일명 '탑골 GD' 등으로 불리는 등 화제를 모은 것. 이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에 출연해 50대의 나이에도 여전한 소년미와 아이돌에 비해도 뒤처지지 않는 퍼포먼스로 건재함을 과시, 화제를 모았다.
양준일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뜨겁게 맞아준 팬들을 위해 팬미팅 개최를 결정했다. 팬미팅은 무려 30년 만의 컴백임에도 불구하고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오늘(31일) 팬미팅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양준일은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몰린 수많은 취재진을 보더니 "다들 지금 저 보러 오신 것 맞느냐. 지금 너무 놀랐다. 3~5명 오실 줄 알았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머릿속에 있는 나의 이미지가 아직 헷갈리는 상태다. 여러분들이 저를 보러 왔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 머릿속의 자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여러분들이 저를 아티스트로 봐주기 때문에 그걸 받아들이면서 내 바깥의 모습과 맞춰가는 것 같다. 저한테는 날개를 달아주는 전문가의 손길이다"라고 덧붙였다.
◆ 과거에서 현재로
양준일은 과거 영어 노랫말을 많이 쓰고 춤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국내 방송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을 법도 하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에 대한 진한 애정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그는 "사실 제가 대한민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가수 활동 안 할 때도 영어 가르치면서 한국에 있었고, 돌아갈 때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돌아갈 때는 다시는 한국에 안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고, 한국에 있으면서도 한국을 좀 멀리서 바라보는, 다 가기 힘들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언제나 마음은 다가가고 싶었다. 미국에 갈 적에는 몸까지 떠나가는 상황이었다. 그냥 한국에서 안 살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것을 제 자신에게 설득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현 엄청난 반응에 실감하느냐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슈가맨'에 나오는 자체도 굉장히 망설였고, 출연 후 돌아가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전화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떤 분이 전화 와서 '양준일 씨 가게가 맞느냐'라고 하더라. 한국에서 전화를 한 거더라. '한국에 난리가 났는데 서빙하면 어떡하느냐'라고 짜증을 내더라. 전화가 그렇게 계속 오고, 실적으로 와닿지가 않았다. 그랬는데 비행기 타고 들어오면서 승무원들이 알아보고, 마지막에 비행기 청소하는 분들까지 알아보더라. 이게 무슨 일이지 했다. 지금은 그냥 적응하고 있다. 매일 적응하고 있다. 사실 놀라는 표정이 잘 안 나오는데, 오늘 너무 놀랍다"라고 해맑게 웃었다.
◆ 현재에서 미래로
앞서 '탑골 GD'로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얻은 양준일은 '슈가맨3' 이후 '뉴스룸'까지 출연했고, JTBC에서는 양준일 관련 특별방송까지 제작 준비 중이다. 그야말로 '양준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것. 내년에도 활발한 활동이 예고된 가운데 양준일은 "일단 책을 준비하고 있다. 제가 나와서 많은 집중을 받았는데,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조금 더 깊이 있게 글로 표현을 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너무 놀라운 게 제 음반이 중고시장에서 고가로 팔린다더라. 그래서 다시 찍어낸 LP가 진행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예전 곡을 다시 모아서 재편곡, 녹음을 해서 팬들이 원하는, 실질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작업하려고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가사를 쓰고 싶지 않고 (V2의 기존 곡을) 다시 표현을 하고 싶다. 목소리만 표현하는 건 10%이고 나머지는 몸으로 표현한다. 그런 노래를 충분하게 표현하고 싶다. 그 뒤에 새로운 노래를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 앞으로의 양준일
양준일은 팬들까지 살뜰히 챙겼다. 그는 "팬들도 내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 역시 팬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면성인 것 같다. 나도 떠날 수밖에 없었고, 그땐 그런 팬들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것도 미안하다. 실질적으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고 그런 걸 통달하면서 얻은 게 많다. 한순간도 버리고 싶은 건 없다. 지금 저를 환영해주시고 따뜻하게 해주는 자체가 옛날에 그런 것들을 정말 녹혀주고 잊어버리게 된다. 지금 저한테 미안한 감정으로 다가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준일은 "그만큼 웰컴이 많기 때문에 믿겨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미안한 마음보다 너무나도 고맙고 그 고마운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을 감히 감싸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돌아와서 여러분들이 실망해서 '더이상 양준일이 필요없다' 하시면 받아들인다. '슈가맨' 나와서 이런 반응이 와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상황이 됐을 적에 그것도 받아들인다. 제가 걱정했던 게 이뤄지지 않았고 반대로 이뤄졌다.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안 됐다. 20대도 내 계획대로 안 됐고 50대도 내 계획대로 안 되고 있다.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고 웃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