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보다 자극"…김건모 vs 강용석, 오락으로 전락한 폭로전 [이슈&톡]
2019. 12.18(수)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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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훨씬 충격적, 전격 공개!

마치 예능 예고편을 보는 듯하다. 강용석 변호사는 개인 채널(유튜브)에서 가수 김건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인터뷰를 예고하면서 이 같은 단어들을 썼다. 강 변호사가 언론에 배포한 공식입장은 차마 그 전문을 실을 수 없을 정도로 자극적이다. 아무리 읽어봐도 성적인 행위를 묘사하는데 치중한 입장 속에서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는 없어 보인다.

이는 피해자들을 소개하는 강 변호사의 모든 방식에서 보여지는 특성이다. 김건모의 작업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당시 이뤄진 김건모의 성적 행위에 강제성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것 보다 행위 자체의 성적 디테일을 묘사하는 것에 더 집중한다. 여성의 의도 보다는 채널 측의 편집 방향으로 보는 게 맞다. 강 변호사가 여성의 피해와 보상 여부에 더 관심이 있었다면, 당시 피해 여성의 심리를 묘사하는 일에도 집중해야 했다.

사건 아닌 가십, 오락으로 전락한 논란

김건모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3년 전 잇따라 성폭력 혐의로 피소된 박유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에도 언론은 박유천이 유흥업소의 특정 장소에서 특정 행위를 했다는 것에만 집중했다. ‘성공한 연예인이 값비싼 술집에서 유흥업소 여직원과 이렇게 어울린다’는 뉴스가 하루가 멀게 포털을 장식했다. 성폭력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피해 유무와 무고를 주장하는 박유천의 입장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건을 냉정히 바라보지 않고, 가십처럼 소모했던 것이다.

김건모 사태는 더하다. 속된 말로 야설을 보는 것처럼 기사가 쓰여진다. 시민단체가 제동을 걸었을 정도로 그 내용이 불필요하게 상세하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심지어 김건모의 성적 취향까지 폭로의 대상이 됐다. 이 모든 폭로가 오락처럼 소모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전면에 드러난 성폭력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쉽형 뉴스로 생산되고 있다. 성폭력 사건일수록 피해자의 인권 보호가 우선되어야 하고, 피의자 역시 무죄추정이 원칙이어야 한다. 그러나 김건모를 둘러싼 모든 폭로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기사들은 성폭력 보도와 관련된 모든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폭로자도 대중도, 언론도 더 세고 자극적인 걸 찾는 하이에나의 눈이다.

현재 김건모 사건을 다룬 강 변호사의 개인 채널 동영상은 조회수 130만회를 훌쩍 넘었다. 해당 채널의 타 영상 평균 조회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구독자 역시 늘었다. 수익도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의 수익 구조가 선정적인 뉴스를 양산하는 온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피해자의 인권이 최우선이 될 리 만무하다.

피해자 인권 보다 폭로가 먼저

김건모 역시 피해자의 인권에 관심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논란이 커지자 김건모는 소속사를 통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접대부(강용석 변호사 보도자료의 표현 인용)로, 모 유튜브 방송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는 김건모 취향을 이용해 거짓으로 꾸며낸 사실을 마치 용기를 내어 진실을 폭로하는 것처럼 했다”라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배포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김건모는 해당 입장에서 여성의 직업을 강조하는데 집중한다. 접대부라는 용어를 전면에 배치해놓곤 굳이 강 변호사의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표기했다. 논란을 피하기 위한 장치가 오히려 상대 여성의 직업을 강조하고 싶은 김건모의 심리를 엿보이게 한다. 역시나 이 입장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피해자의 직업을 강조하는 김건모의 의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피해자의 직업으로 무고를 증명할 수 없다는 건 상식이다.

우려되는 것은 여성들의 유일한 소통 통로인 강 변호사의 채널도, 이를 시청하는 독자들도 해당 여성과 뉴스들을 소모품처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사법부가 판단할 일이지만 객관성이 담보된 대중의 시선도 필요하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2차 피해를 막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하지만, 아직 진짜 피해자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법의 결론 보다 여론의 재판이 더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의 직업적 특수성 역시 감안할 필요가 있다.

김건모 사건, 이젠 차분히 냉정히 바라 볼 때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김건모 강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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