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자본과 스타 제작진, 배우를 앞세운 케이블 및 종편 드라마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KBS 드라마가 올해 절치부심에 나섰다.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드라마 왕국의 자존심을 회복한 2019년이었다.
◆ 평일 미니시리즈, '동백꽃 필 무렵'이 증명한 수신료의 가치
지난해 부진의 늪에 빠졌던 KBS2 평일 드라마 부분은 올해 회복세로 돌아섰다. 여기엔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몫이 컸다. 지난 21일 종영한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의 폭격형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삶에 대한 고찰과 공감을 자아내는 대사, 버릴 것 하나 없이 모두 빛났던 캐릭터들과 배우들의 호연이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동백꽃 필 무렵'은 최고 시청률 23.8%(40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올해 방송된 주중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이 고무적인 건 자극적인 막장 요소가 없어도 충분히 드라마적인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는 '수신료의 가치 실현'이라는 KBS의 캐치프레이즈와 일맥상통하는 점이기도 하다.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으로 KBS는 케이블 종편에 뒤지지 않는 저력을 다시 입증했다.
'동백꽃 필 무렵'뿐만 아니라 '왜그래 풍상씨' '닥터 프리즈너' '단, 하나의 사랑' '조선로코-녹두전'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벌' '국민 여러분!' '퍼퓸' '너의 노래를 들려줘' '저스티스' 등 다양한 소재와 연기파 배우들로 중무장한 드라마들이 KBS2를 통해 방송됐다. 물론 시청률적인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작품도 있다. 그렇지만 정형화되고 고루한 이미지가 강했던 KBS가 소재, 장르, 연출 등에서 다각도의 도전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 '명불허전' 주말드라마, 명성은 계속된다
주말드라마의 명성은 올해도 굳건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방송된 '하나뿐인 내편'은 국민의 절반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 시청률 49.4%(102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요즘 시대 좀처럼 볼 수 없는 엄청난 수치를 보이며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하나뿐인 내편'의 후속작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도 KBS2 주말드라마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세젤예'는 엄마와 딸 사이의 다양한 감정들을 깊이 있게 다루며 최고 시청률 35.9%(108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해 안방극장 왕좌를 수성했다.
'세젤예'에 이어 현재 방송 중인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 역시 30%대에 근접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 유일무이 단막극 축제
KBS는 올해도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 9월 27일 '집우집주'를 시작으로 '웬 아이가 보았네' '렉카' '그렇게 살다' '스카우팅 리포트' '굿바이 비원' '사교-땐스의 이해' '때빼고 광내고' '감전의 이해' '히든' 등 총 10편의 단막극을 선보였다.
KBS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높지 않은 단막극을 계속 이어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KBS 드라마센터 문보현 센터장은 "단막극은 작가, 감독, 배우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장르다. 단단히 기본기를 갖추어야 제대로 된 육성이 가능하고, 때문에 단막극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장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지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라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또한 "실험과 도전 정신을 가지고 다양한 스토리와 장르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단막극만의 매력"이라며 시청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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