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무채색인 검정, 회색과 퇴색된 듯한 파스텔 톤 등이 시크 이미지를 나타낸다면, 가수 남태현과 어울릴 법 하다. 고뇌로 가득한 듯한 웃음기 사라진 표정과 행동거지는 그만의 이미지로 자리한 듯. 그러나 얼굴을 맞대고 간단한 인사와 몇 마디 섞음으로써 그러한 것들이 편견이었다는 걸 단숨에 깨닫고, 노오란 머리색만큼이나 그가 얼마나 '밝은 사람'인 걸 알게 됐다.
남태현은 최근 밴드 사우스클럽 소속으로 싱글 앨범 '두 번'을 발표하고 전격 컴백했다. 신곡 '두 번'은 이별 후 연인과의 좋았던 시간을 그리워하고 다시 한번 사랑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아낸 곡으로, 기존 사우스클럽의 음악보다 가벼워진 멜로디와 남태현의 독보적인 미성이 더해졌다.
즉, '두 번'은 대중성을 가미한 노래다. 남태현에 따르면, 기존에 했던 밴드적인 성향,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닌 남들이 좋아할 곡을 쓰자 해서 만든 곡이란다. 그래서 작업 방식도 바꿨으며, 편곡은 편곡자에게 직접 맡겼다. 남태현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은 블루스다. 블루스라 함은 즉흥적인 연주, 포장되지 않은 날 것 같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녹음을 받을 때도 옛날 방식을 고수했다. 이번 '두 번'은 예쁘게 포장되고 깎아서 보기 좋게 만든 곡이다. 그래서 러프함은 없지만 그만큼 정성스레 세밀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음악적 변화에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반응이 큰 몫을 했다. 남태현은 "고집을 버렸다"면서 "회사에서도 하고 싶은 음악은 조금 더 자리를 잡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하더라. 원래는 고집이 센 성격인데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고집이 없어지더라. '좋은 게 좋은 거지' 싶더라"라며 "사실 저도 호불호가 갈리는 음악을 했지만, 대중적인 음악을 좋아하고 듣는다. 그래서 작업하면서 너무 힘들진 않았다. 신선해서 재밌기도 했다. 새로운 걸 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우스클럽이라는 밴드는 포맷은 있지만, 장르를 구분 짓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남태현은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밴드기 때문에 이것도 또 하나의 시도일 뿐이다. 이거보다 더 대중적인 곡이 나올 수도 있고, 반면 더 호불호가 갈리는 음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우스클럽은 이번 컴백에 있어 음악적 변화만큼 눈에 띄는 변화를 취했다. 남태현이 세션 멤버를 새로이 한 것. 1년 전 사우스클럽에 합류한 베이스 정회민에 이어 기타 강민준, 드럼 이동근을 새롭게 영입했다. 그 과정은 '스타일리시'와 '자유로운 영혼'이 잣대였다. 연주하는 데 있어서 강박 없이 열려 있으면서도 실력도 있고, 거기에 스타일까지 장착했으면 했다고.
남태현은 "처음에 동근이랑 다른 기타리스트를 만났는데 동근이 같은 경우는 바로 같이 하고 싶었다. 기타리스트는 본인 개성이 있었으면 해서 다시 민준이를 소개받았는데 좋았다"면서 "사실 경쟁률은 그닥 치열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새 멤버들에게 이미 셀럽으로 거듭난 남태현은 우상일 터. 정회민은 "처음에 되게 설렜다. 태현이에 대한 정보, 영상이나 음악을 다 찾아봤다. 근데 너무 좋은 거다. 우리나라에서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하려고 하고, 비주류인 블루스 음악을 대중화시키려고 노력하더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해보니 진짜 너무 좋아서 만족하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근은 "사실 안 될 수도 있어서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근데 딱 갔는데 '밥 먹었냐'면서 피자를 시켜주셨다. 그때 '꼭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연락은 나중에 주겠다' 하고 헤어졌다. 사실 개인 연락처도 안 물어보길래 '마음 비워야겠다' 했는데 연락이 와서 너무 좋았다"고 털어놨다.
강민준은 남태현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오롯이 음악 하나로 관계를 맺었다. 강민준은 "낯을 많이 가려서 긴장했다. 근데 음악이 되게 좋았다. 대화할 때도 좋았다. 음악 합주를 하는데 꼭 같이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멤버들에게 신곡 '두 번'에 대해 소개해달라고하자 이동근이 아주 맛깔스러운 표현력을 발휘했다. 이동근은 "'두 번'은 생연어 같은 느낌"이라면서 "접하기 쉽지만 먹으면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사우스클럽만의 날 것의 색깔이 가미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표현력이 흥미로워, 사우스클럽도 표현해달라고하자 그는 "겉바속촉"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겉으로 보기엔 바삭하고 날이 서 있는데 맛보고 나면 한없이 부드러움도 있고 씹다 보면 바삭한 느낌도 있었다"고 음악 미식평을 했다.
이동근이 맛으로 표현한다면, 남태현은 색깔이었다. 남태현은 "'두 번'은 사실 제가 의도하고 쓴 건 주황색이었는데 편곡이 되면서 약간 노란색이 됐다. 통통 튀고 귀엽고 밝은 밀도가 달라졌다. 많이 밝은 레몬색"이라고 말했다. 기존 곡은 보라색, 적색, 진한 바다의 파란색에 가까웠다고. 그러면서 사우스클럽의 음악은 무채색 계열이 떠오른다고. 그는 "자꾸만 색깔을 입히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자유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입혔다가 뺐다가 할 수 있는 흰색 같아요. 미래를 그려보면 저도 기대돼요. 어떤 새로운 곡이 나올지 모르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미래는 웸블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