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故 설리,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변화는 없어 [TV온에어]
2019. 11.17(일) 06:25
그것이 알고 싶다, 설리
그것이 알고 싶다, 설리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방송인 홍석천이 최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故) 설리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16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누가 진리를 죽였나'라는 주제로 설리의 죽음에 대해 다뤘다.

최근까지 설리와 함께 JTBC2 '악플의 밤'에 출연한 홍석천은 진중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인터뷰를 나눴다. 그는 설리의 죽음이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천은 "교통사고도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설리의 죽음도 그랬다"고 설명하면서 "불특정 다수한테 그 많은 공격을 당하고 나면 사실 제정신으로 버티는 것도 희한한 일이다. 과거 나도 스스로 이겨냈다고 생각해는데, 어느 순간 샤워를 하다 심장이 막 조여지는 게 느껴졌다. 답답하고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석천은 "늘 어떤 일이 터지고 나서는 목소리들이 좀 시끌시끌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잊혀지고, 이번 일이 기억에서 희미해질 거다. 결국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4일 갑작스레 우리의 곁을 떠난 설리는 죽음 직전까지 악플과 언론의 타깃이 됐다. 악플러들은 설리가 SNS에 글을 올릴 때마다 성희롱, 욕설 등이 담긴 악플을 남기기 급급했고, 언론사 또한 이를 사용해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사실 설리에게 SNS는 좀 더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기 위한 장소에 불과했다. 설리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대화를 하는 걸 즐겼고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설리에게 남겨진 건 '노브라' '마약' '임신' 등 자극적인 논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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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리의 죽음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언론사, 악플러 등 대중은 모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심지어 몇몇은 자신의 행위조차도 기억하지 못했다. 심지어 악플은 설리에게만 달리는 게 아니었다. 악플러들은 설리가 지인과 함께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자 '너(설리) 때문에 친구들이 욕먹는다' '약간 질 나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 같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한 언론 관계자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계속해 작성하는 이유가 "시스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형래 한국 인터넷기자 협회 사무총장은 "언론사에 많은 트래픽(조회수)을 연예 뉴스가 담당하고 있다. 트래픽이 높아지면 언론사의 지명도가 높아지고, 높아지는 지명도만큼 더 비싼 광고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예 뉴스의 제목들이 선정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선숙 국회의원은 "선정적인 기사가 악성 댓글을 낳고 악성 댓글이 다시 선정적인 기사로 재생산되는 악순환이다"라며 "그래서 혐오 차별에 관한 내용들이 법으로 규제돼야 한다는 내용의 법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해당 법은 개인 혹은 집단이 갖고 있는 특성을 차별하거나 증오를 선동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주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덕분에 온라인상에서는 설리와 관련된 키워드를 변경하는 운동이 벌어졌고, 다수의 누리꾼들은 설리에게 남긴 악플을 스스로 삭제하기도 했다.

천천히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나아갈 길이 멀어 보이는 상황이다. "결국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홍석천의 말처럼 이젠 모두가 변화를 위해 행동으로 노력해야 하는 상황. 앞으로 설리의 죽음이 연예계의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앞서 지난달 14일 오후 3시 21분께 설리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담당한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설리를 부검한 국과수 부검의로부터 외력이나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는 설리의 심경이 담긴 노트가 발견됐고, 이와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어 고 설리의 발인은 지난 17일 오전 유족과 동료 연예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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