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박나래가 '농염주의보'를 통해 국내 여성 코미디언으로는 최초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이하 ‘농염주의보’) 기자간담회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의 한 카페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코미디언 박나래가 참석해 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농염주의보’는 지난 5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성남, 전주 등에서 진행된 스탠드업 코미디 쇼로 국내 여성 코미디언으로는 최초로 박나래가 도전했다. 특히 박나래는 자신의 연애담을 바탕으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 섹시,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당당한 메시지를 전했다.
◆ “첫 스탠드업 코미디? 긴장됐죠”
이날 박나래는 “첫 스탠드업 코미디였던 만큼 긴장되고 떨렸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우스갯소리로 수위가 너무 세서 은퇴할까 걱정이라는 말을 했지만, 사실 정말로 우려한 건 재미가 없을까 봐였다. 아직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자격이 안됐다고 생각했다. 특히 스탠드업 코미디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말, 입담 등으로 관람객들을 웃겨야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코미디언으로서는 발가벗겨진 기분으로 무대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박나래는 “개그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 까지 이게 재밌는지, 재미없는지 알 수 없기에 더 긴장됐다”면서 “소재에 따라 어떤 사람에겐 웃길수도, 다른 사람에겐 웃기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성형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남성들은 관심이 없어했고 여성분들은 그냥 공감을 하셨다. 분위기가 마치 ‘아침마당’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성형 얘기는 서울 공연에서만 하고 지방 공연 땐 과감히 그 섹션을 뺐다”며 소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박나래는 “그러나 지역에 따라 유머 코드가 다를 때가 있었는데 부산의 경우 그랬다”며 “부산에서 미국인 남자친구와 사귀며 겪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부산이라 느낌이 색달랐다. 부산 시민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고 밝혔다.
◆ “성 주제 선택 이유? 자신 있었기 때문”
‘농염주의보’는 그 주제에 다름아닌 성이었기에 더 극명한 관람객들의 호불호가 갈렸다. 그럼에도 박나래는 성 주제를 “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했다”며 “늘 하고 싶었던 소재였다”고 밝혔다. 그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생각하시면 많은 분들이 디스, 풍자 등을 생각하시는데, 내가 생각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코미디언 본인이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로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라며 “가만히 앉아 ‘내가 잘 할수 있는 게 뭘까’하고 생각해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성이었다. 난 정치나 비꼬는 풍자를 전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평소 못하던 성 소재의 코미디를 해보고 싶었고, ‘내가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성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했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됐다"는 “박나래는 그럴 때 용기를 준게 관객들과 제작진들이었다”면서 “첫 리허설을 하고 나니 대중들과 제작진들이 ‘너무 약한 거 아니냐’ ‘더 세도 된다’고 조언해줬다. 덕분에 용기가 됐고, 회를 거듭할수록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재미도 배가됐다. 정말 원색적인 단어, 비속어, 안 해도 될 얘기까지 하며 더 많은 관객들이 웃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나도 뿌듯해졌다.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장 자신 있는 걸 했다”는 박나래는 “이번 공연에 점수를 매기면 50점 정도”라며 생각보다 낮은 점수를 본인에게 부여해 의문을 자아냈다. 그는 “얼마나 잘 했다기보단, 그저 스탠드업 코미디를 마무리했다는 거에 큰 의의를 부여하고 싶다"며 “나머지 50점은 앞으로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이 들어 50점만 메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나래는 “솔직히 말하면 이번엔 치트키를 쓴 느낌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평소 못 했던 것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다음 공연엔 안 해본 소재를 갖고 다시 스탠드 업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다. 좀 더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여성 코미디언,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현재 박나래를 비롯해 코미디언 이영자, 전도연 등 다양한 여성 예능인이 방송에 출연하며 예능계를 빛내고 있다. 이와 관련 박나래는 “최근 내가 과거 김숙과 함께 출연한 ‘무한도전’을 봤는데, 불과 4-5년 전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예능인의 부재에 대해 얘기를 하더라.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확실히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그 흐름에 내가 있어 감사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박나래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성 예능인으로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대중들이 봤을 땐 여성들의 활동이 적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생각보다 예능계는 남녀로 프레임이 씌워지지 않고 예능인으로서 똑같이 대해지기 때문에 힘듦은 없었다. 다만 재능 있는 여성 예능인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여성 코미디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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