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규의 욕망 전차 [스타공감]
2019. 10.19(토) 16:04
장성규 워크맨 방구석 1열 아는 형님 반반쇼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장성규 워크맨 방구석 1열 아는 형님 반반쇼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장성규는 소란스럽다. 지난 8년 간 JTBC 아나운서로 일한 그는 손석희 보도국 사장을 “나보다 늦게 입사한 회사 후배”(JTBC ‘냉장고를 부탁해’)라고 일컬어 예능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고, 해당 장면은 인터넷을 떠도는 밈(Meme)으로 재구성됐다. 사람들은 이를 ‘하극상.GIF’으로 공유했으며 장성규를 요약하는 트렌드어는 ‘선넘규(선을 넘는 장성규)’다.

이를테면 장성규는 “차가운 척 하지만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여자”(JTBC2 ‘호구의 차트’)라며 톱모델 한혜진과의 친분관계를 능숙하게 밀어붙인다. 한영외국어고등학교 동창인 뮤지컬 배우 손준호와 재회하자마자 “부티 나고 다 가진 남자라서 부러웠다”(MBC FM4U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는 거침없는 한줄평도 서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든 어떤 위치에 있든 장성규의 토크 상대들은 장성규와 동일선상에 놓여있다. 정확히 장성규는 그들의 계급과 서열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고수한다. 장성규는 모든 기로에서 언제나 화끈한 통속을 제시하고 이 같은 방송화법은 유교 잔재 한국사회에서, 필연적인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올해 3월 JTBC를 야심차게 퇴사한 장성규는 고정 진행방송만 9개를 꿰찼다. 행사, 광고계까지 휘어잡으며 프리랜서 시장을 우량주처럼 독주한 것은 그의 능력이다. 가령 장성규를 단독주인공으로 내세운 웹예능 ‘워크맨’은 예능분량과 유튜브 채널을 공평하게 병행하는 트렌드 최남단에 있다. 실험적인 최대의 유행, 최대의 수익, 최대의 센스. 장성규는 이 삼박자를 모두 충족시키는 국내 아나테이너계의 최신 경향이다.

이따금 교양생활을 잊은 듯한 ‘워크맨’ 속 장성규의 언행은 다행히 정돈된 카메라 동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선넘규라는 수식어와 별개로 장성규에게 지금은 중요한 커리어 변환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JTBC 퇴사 한참 전부터 프리선언을 소문내며 자기 수요를 어필했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이직 계획을 비밀에 부치는 것과 달리, 장성규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특전사 캐릭터처럼 다음 단계의 퀘스트만을 응시하고 생존욕구를 다진다.

얼마 전 장성규는 워커홀릭 유재석에게 일과 삶을 분리할 수 없는 피로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프리선언 6개월 만의 무용담을 신나게 늘어놓던 장성규는 어조를 바꿔 “형님, 이거 다 거품이겠죠?”(tvN ‘일로 만난 사이’)라며 초조해한다. 공교롭게도 “프리선언 동기는 부모님의 빚 때문”이라는 드라마틱한 개인사가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장성규의 아슬아슬했던 실언들도 내심 덮어놓기에 이른다.

1983년생, 신장 187cm, 한영외국어고등학교,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과, JTBC 공채 아나운서, 화제의 예능 몸값을 타방송사에서 허물없이 고백할 수 있는 올해의 가장 ‘핫’한 브랜드방송인. 사생활과 무관하게 현재 장성규의 대외적 레벨을 톱 아닌 바텀 쪽으로 분류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른의 사회에선 누구나 종합적으로 승부하고 있다. 인품, 외모, 학력, 경제력, 집안, 젊음, 기질, 매력까지 적나라하게 검수되는 자유경쟁시장에서 장성규는 곤욕스러울 만큼 열정적인 외줄타기를 감행한다. 그러니 “자고 일어났을 때의 입 냄새를 여러분께 그대로 전해드리고 싶다”(MBC ‘전지적 참견 시점’)는 그의 구차한 개그조차 웃어넘길 수만은 없게 됐다. 모두가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 고전하는 이 서바이벌 대한민국에서, 장성규의 강한 출세욕은 어찌되었건 합법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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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MBC, JTBC,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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