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민주 기자] 배우 남지우는 '오늘도 위위'로 첫 장편 영화에 도전했다. 두려움과 긴장, 설렘 등 여러 감정을 두고 그가 선택한 것은 정면 돌파였다. 남지우는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오늘도 위위'(감독 박범준·제작 코쿤나인)는 썬엄마(선우선)와 그의 열두 마리 고양이의 1박 2일 첫 세상 여행을 담은 감성 피크닉 무비다. 극중 남지우는 썬엄마의 매니저 겸 열두 고양이의 대소사를 돌보는, 어찌 보면 고양이들보다 서열이 낮은 짠하면서도 웃긴 캐릭터 남실장 역을 맡았다.

'오늘도 위위'를 통해 장편 영화에 데뷔하게 된 남지우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의미 있다"라고 했다. 그는 "매니지먼트를 봐주던 형이 남실장 역할이 어떤지 물었다. 고민도 없이 바로 하겠다고 했다"라며 첫 장편 영화이면서, 선배 배우 선우선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막상 대본을 받았을 때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양이와는 호흡을 맞춘 적이 없었던 남지우는 "상상도 못 했다"고 운을 뗀 후 "'만약 고양이들이 내 연기를 따라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혹여나 내 연기에만 집중하다가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쩌지' 등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며 걱정 가득했던 때를 떠올렸다.

몰티즈를 키운 적은 있지만 고양이는 잘 알지 못했던 동물이라고 했다. 동물과 더불어 사는 삶에서 느껴지는 행복함은 알지만 막상 함께 연기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 눈 앞이 까마득했다고. 남지우는 "처음에는 고양이를 어떻게 안는지도 몰랐다. 강아지와 성격도 다르더라"며 "고양이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무섭기도 했다"고 긴장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남지우가 선택한 것은 정면돌파였다. 그는 '오늘도 위위' 촬영이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선우선의 집을 방문해 고양이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남지우를 처음 본 고양이들은 그를 피해 도망가고, 털 끝 하나 못 건드리게 했다고. 남지우는 "처음에는 살짝 쓰다듬으려고만 해도 작은 손으로 펀치를 날리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선우선 선배가 제가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을 알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주셨어요. 다가가는 방법도 가르쳐주시고, 어떻게 하면 고양이들이 저를 보고도 겁을 먹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가르쳐주셨죠. 선배가 도와주신 덕분에 고양이들과 많이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남지우는 조금씩 고양이들과 가까워졌다고 했다.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하다 보니 한 마리, 한 마리가 가진 습성과 성격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그는 "마음을 열기 시작한 고양이들이 내 다리에 얼굴을 비비며 나를 좋아해 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첫 만남 당시 자신을 멀리했던 고양이가 애교를 부렸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원래 동물을 좋아하던 남지우지만, 고양이가 가진 다양한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이런 사전 작업 덕인지, 맡은 캐릭터 역시 더 편하게 다가왔다고 했다. "내가 맡은 남실장은 영화 초반 마치 극한직업처럼 썬엄마의 매니저 업무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뒤처리까지 도맡아 하는 웃기면서도 슬픈 캐릭터"라고 설명한 그는 "중간중간 남실장이 고양이에게 치이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캐릭터가 가진, 특별한 매력도 꼽았다. 뒤처리를 하면서도 "반려 동물의 매력을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강조하며 "물론 동물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도 있겠지만 없는 사람들도 작품을 볼 것"이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아무래도 그분들은 썬엄마처럼 이미 반려 동물과 동화된 캐릭터보다는 남실장에게 조금 더 이입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또 "남실장은 고양이에게 큰 호감을 가지지 않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하지만 고양이의 매력을 모를 뿐,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초반의 남실장이 혹여나 나쁜 캐릭터로 비칠까봐 그 부분을 조심했다"고도 털어놨다.



첫 장편 영화이니만큼, '오늘도 위위'에 대한 그의 애정은 상당했다. "모든 것이 과분하게 느껴진다"면서도 영화가 있는 그대로 조명 받길 바랐다. 그의 바람대로 영화는 지난해 제2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정작으로 상영되는 등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그때 모든 것을 다 이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기했다"며 웃어 보였다.

지난 2016년 영화 '승준의 휴가'로 데뷔한 그는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조금 더 다양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도 늘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는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에 캐스팅돼서 그에 걸맞은 연기를 해내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싶지 않다는 그의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꾸준히 노력해서 대중에게 영원히 기억될만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목표예요. 단순히 남지우라는 사람으로서 기억되기보다는 '어떤 작품에 출연한 배우'처럼 오랜 시간 여운이 남는 작품의 일부가 되고 싶어요.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꼭 지켜봐 주세요."

[티브이데일리 김민주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