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신선한 소재, 몰입도는 글쎄 [첫방기획]
2019. 08.01(목) 10:00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영혼 매매를 소재로 신선한 작품을 선언하며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다. 독특한 소재로 구미는 당겼으나 난해한 소재인만큼 어색함 역시 드러났다.

tvN 새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극본 노혜영 고내리·연출 민진기, 이하 '악마가')가 31일 첫 방송됐다.

'악마가'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스타 작곡가 하립(정경호)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인생을 건 일생일대 게임을 펼치는 영혼 담보 코믹 판타지다. 자신이 누렸던 성공이 한 소녀의 재능과 인생을 빼앗아 얻은 것임을 알게 된 하립이 소녀와 자신, 그리고 주변의 삶을 회복시키며 삶의 정수를 깨닫는 이야기를 그린다. 괴테의 고전 명작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적 설정 위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녹여낸 것이 특징적인 작품이다.

악마와의 영혼 매매를 소재로 들고 나왔다는 점은 흥미를 끌었다. 게다가 하립과 악마 모태강(박성웅)의 티격태격한 호연은 코믹함까지 잡았다. '악마가'는 첫 시작을 스타 작곡가로 성공한 하립의 모습을 조망하며 문을 열었다. 자신의 음악적 성과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뻔뻔해 보이기까지 하는 하립의 모습은 부족한 것이 없는 주인공의 면모를 담아냈다.

그러나 하립에게 도착한 의문의 카드에는 '이번 달 고지서는 확인하셨나요?'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나타나 궁금증을 유발했다. 하립은 그의 앞으로 고지된 고지서들을 태우며 "아주 오래된 숙제가 있다"며 그의 인생에 숨겨진 비밀이 있음을 내포했다. 빈 종이 위로 붉은 글자가 생겨나거나 고지서의 숫자가 바뀌는 등의 장면을 통해 판타지적 요소를 살려냈다.

이어 극은 장면을 전환해 2009년으로 회귀한다. 하립은 젊고 유능한 얼굴이 아닌 백발의 노인 서동천으로 변해있었다. 하립의 원래 모습은 백발의 나이가 될 때까지 세상에 인정받지 못한 음악가였던 것. 비참한 삶을 지속하던 서동천은 맨홀에 빠져 사경을 헤매던 중 악마에게 영혼 매매를 제안받는다. '악마가'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부분이다.

서동천이 영혼 계약을 앞두고 의문의 남성과 벌이는 설전은 흥미롭다. 흔히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달콤한 말이기보다 묘하게 현실적이며 적나라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때문. 남성은 서동천에게 "주변에 거침없이 사는 사람, 사람들이 알아서 모여드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 있지 않느냐, 선생도 그런 인생을 사는 것"이라며 그를 설득한다. 서동천은 성공, 부, 젊음을 대가로 영혼을 팔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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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장면은 현실 생활에서 노력으로 이루기 어려운 일을 해내고 싶은 욕망이 커질 때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얻고 싶다"는 저변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하립이 된 서동천이 영혼을 내놓기 싫어하는 장면도 그려져 인간 본연의 모습에 공감을 이끌었다.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 극의 흥미를 살렸다는 점에서는 괄목할 만하다. 그러나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들어낼때 발생하는 이질감 역시 느껴져 몰입도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판타지 소재는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력적으로 변주하는 모태강 캐릭터는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나 그가 시간을 멈추는 장면, 자동차를 다시 우회시켜 돌리는 악마의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은 묘하게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게다가 얼굴에 나타난 악마의 흔적 역시 어색하기는 마찬가지. 추후 '악마가'가 높은 몰입도로 시청자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소위 손발이 오글거리는 부분을 영민하게 연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다소 어색한 CG는 몰입도를 떨어뜨리기 십상이기 때문.

아울러 전작 '라이프 온 마스'에서 찰떡같은 '케미'를 보여준 후 재회하는 정경호와 박성웅 역시 전작의 아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호흡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호방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전작이 떠오르지 않는 신선한 인물을 구축해나갈 때 '악마가'의 몰입도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고전에서 모티브를 따와 현실적인 면까지 담아내겠다는 포부를 밝힌 '악마가'가 박진감 있는 전개와 집약적인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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