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핏빛 느와르보다 더 느와르 같은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 한 장이 베일을 벗었다. 그룹 빅뱅 멤버 승리가 운영했던 ‘클럽 버닝썬’ 사태가 점입가경에 치달았다.

버닝썬 내 폭행, 성폭행, 물뽕 마약 사태, 경찰과 해당 클럽 유착 관계까지 의심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승리의 환각물질 해피벌룬 흡입 의혹과 성 접대 지시 의혹까지 추가됐다. 급기야 승리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현 시각 검찰에 자진 출두해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6일 모 매체는 지난 2015년 말 승리가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설립을 준비하던 중, 유 모 대표와 직원 김 모 씨 등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여기엔 외국인 투자자 성 접대 관련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승리와 유리홀딩스 측은 이를 강경 부인했으나 매체는 해당 보도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항변해 논란을 불렀다.

버닝썬 비리 사태에 연루된 세력이 한 두 명만은 아닐 것이다. 연루된 모든 세력이 이번 파장에서 발을 빼기 위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리란 추정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개중 클럽의 대표로 이름을 올린 유명 아티스트 승리는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공식 해명대로 승리가 이미 사내이사를 사임해 과거의 폭행, 성폭행, 마약 등과 법적으로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그가 범죄의 시초가 된 버닝썬을 운영한 대표로서의 도의적 책임과는 동떨어질 순 없다는 뜻이다.

여기엔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숱한 과거 비행 행적도 한 몫하는 형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YG에는 유독 마약에 손을 댄 아티스트들이 여럿이었다. 지난 2011년 빅뱅 멤버 지드래곤이 대마초 혐의로 입건됐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2017년 의무경찰로 복무 중이던 탑이 또 한 번 대마초 혐의에 휩싸여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14년에는 당시 YG 소속이던 투애니원 출신 박봄이 과거 마약 밀반입 혐의로 입건 유예된 사실이 알려져 연예계의 퇴폐성 마약 논란의 시작을 불렀다.

일종의 사건 맵(지도)을 그리는 일이 가능할 정도로, 이미 사람들의 뇌리에는 YG와 마약, 범죄 사태 등이 긴밀히 유착·각인돼 있다. 이에 또 한 번 터진 버닝썬 사태가 경종을 울린 현재, YG의 소속 아티스트 관리가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또 다시 빗발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으로 아티스트를 키웠다면 응당 탈선을 방지할만한 인성 교육, 관련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는 요지다.

연일 뉴스 메인이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한 현 상황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시각 공해로 치부될 법하다. 대한민국 풍기문란 분위기를 조장하는 한편 숨겨진 어둔 사각지대 일면을 엿보게 한 버닝썬 사태는 과연 검찰 조사 절차를 제대로 거쳐 뿌리 뽑힐 수 있을까. 범죄와 폭력으로 얼룩진 해당 사태를 바라보는 각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가 짙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