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황후의 품격'에 '붉은달 푸른해' 그리고 '죽어도 좋아'까지. 지상파 3사가 수목극 새 판을 짰다.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과 MBC 수목드라마 '붉은달 푸른해'(극본 도현정·연출 최정규)가 21일 밤 동시에 첫 방송을 시작했다. 여기에 기존에 방송되고 있던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극본 임서라·연출 이은진)까지 더해 새로운 지상파 수목극 3파전이 완성됐다.

첫 대결 승자는 '황후의 품격'이었다. '황후의 품격' 1회가 7.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지난주 종영한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하 '흉부외과')의 32회(마지막 회)가 기록한 8.4%보다 0.8%P 하락한 수치이나, 동시간대 지상파 수목드라마 중 가장 높았다. 2018년 현재가 입헌군주제라는 설정 아래, 황제를 둘러싼 테러와 밀회 등 김순옥 작가 특유의 자극적인 소재들이 몰입도를 높인 여파다.

배우들의 열연도 시선을 끌었다. 신성록이 대한제국 황제 이혁을 맡아 욕망을 숨긴 황제의 이면을, 이엘리야가 황제 비서팀장 민유라 역을 맡아 신분상승의 욕망을 표현했다. 장나라는 해맑은 무명 배우 오써니 역으로 코미디를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거짓 모성애 논란과 전 소속사 대표와의 송사로 공백기를 가졌던 신은경도 권력욕 강한 태후 강씨 역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그 사이 '붉은달 푸른해' 1회는 5.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위로 출발했다. 의문의 아이와 여성을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정체성은 표현됐으나, 성적은 아쉬웠다. 전작인 '내 뒤에 테리우스'가 10.5%의 시청률로 종영한 것에 비해 딱 절반 가량에 그친 수치였기 때문. 더욱이 '내 뒤에 테리우스'가 유지하던 동시간대 1위 타이틀을 '황후의 품격'에 내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산은 남았다. '내 뒤에 테리우스' 역시 초반 경쟁에서는 '흉부외과'에 뒤쳐졌으나, 중반 이후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뒤 끝까지 유지한 바 있다. 더욱이 주인공 차우경 역의 배우 김선아가 '품위 있는 그녀' 이후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오른 만큼 원톱 주연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두 신작 드라마가 치고 나가는 동안 '죽어도 좋아'는 9회 2.6%, 10회 3%에 그치며 완벽하게 기선을 제압당했다. 단순히 '황후의 품격'과 '붉은달 푸른해'의 첫 방송 후광에 의한 열세라고 보기도 어렵다. 첫 방송 이후 3%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죽어도 좋아'는 배우 강지환과 백진희를 중심으로 안하무인 상사의 개과천선기를 다루는 오피스 드라마다. 입헌군주제를 소재로 스케일 큰 구성을 보여주는 '황후의 품격'과 김선아를 중심으로 한 짜임새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붉은달 푸른해'와 비교해 소재 자체가 빈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황후의 품격'이 초반 승기를 잡고 '붉은달 푸른해'가 그 뒤를 추격하며 '죽어도 좋아'가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최약체인 상황. 드라마 춘추전국시대에 세 드라마의 향후 성적도 초반 경쟁과 같은 결과를 보일까.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새로운 레이스가 시작됐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MBC,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