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잡음의 연속이다. 드라마 ‘사자’의 제작사 빅토리콘텐츠가 주인공 박해진이 촬영장을 이탈했다며 공개 비난한지 2시간 만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불난 집을 모른 체 한다며 강도 높게 박해진을 비난했던 제작사가 돌연 입장을 바꾸자 네티즌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진 상태다. 지난 1년여 동안 장태유 PD 하차와 입원을 비롯해 스태프 임금 미지급, 여주인공 교체와 박해진 사태까지 바람 잘 날 없던 ‘사자’이기 때문이다.
21일 빅토리콘텐츠는 박해진이 촬영장에 20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첫 보도가 전해지기 무섭게 “박해진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전 매체에 일괄 배포했다.
자료에는 유독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 있다. 박해진의 소속사 마운트무브먼트의 대표 황 모 씨다. 제작사는 박해진의 복귀 촉구 보다 황 대표와의 갈등을 폭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인물이 휘말렸다. 나나를 대신해 합류한 여주인공 이시아다. 제작사는 박해진의 소속사를 비난하기 위해 여배우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필요한 루머도 함께 폭로했다.
‘사자’는 1년여 전 호기롭게 출발한 작품이다. 빅토리콘텐츠는 80억원의 제작비를 언론에 적극 홍보하며 ‘사자’가 범아시아로 판매될 것이고, K드라마 열풍을 선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엔 소음만 많았다. 첫 연출가인 장 PD가 제작사와 갈등을 겪으면서 5월 촬영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빅토리콘텐츠는 곧바로 장 PD를 비난하는 자료를 발표하며 여론 만들기에 나섰다. 장 PD가 작가 교체를 무리하게 요구했고, 제작비 증액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며 갈등하던 양측은 장 PD가 백기를 드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주인공 박해진과 나나는 발이 묶인 채 대기해야만 했다. 두 배우는 '사자'를 바라보느라 타 작품들과 계약을 맺지 못했고, 촬영 재개만 기다렸다.
결국 나나와도 탈이 났다. ‘사자’의 촬영이 계속 지연되자 중도 하차를 선언한 것이다. 당시에도 빅토리콘텐츠는 언론에 “나나가 일방적으로 출연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히며 여주로서의 책임감을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촬영장을 지킨 건 박해진이었다. 애초 3월에 촬영이 끝나기로 했지만 연장에 합의했다. 그러다 장 PD와 제작사가 다투면서 5월로 촬영이 연장됐고 이는 다시 8월, 10월로 이어졌다. 10월 31일은 빅토리콘텐츠가 모든 촬영을 마치기로 법적으로 합의한 날짜다. 그런데 현재까지 8부(총 16부작)도 찍지 못한 상황. 결국 박해진은 11월부터 촬영장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제작사는 그런 박해진을 설득하기 보다는 폭로 중심의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방식을 택했다. 장 PD, 나나에 이어 남자주인공과도 갈등이 있음을 제 손으로 알린 것이다. 드라마를 기다리던 팬들도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잡음만 가득하니 뚜껑을 열기 전부터 피로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제작사는 2시간 만에 한 매체를 통해 “박해진을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180도 입장을 바꿨다. 80억원짜리 드라마가 시트콤이 되는 순간이다.
'여론 눈치보기'를 통해 갈등을 봉합하는 건 불가능하다. 진심 어린 소통이 있어야 서로의 의무 이행이 가능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박해진,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