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기로 해” 넬이 곱씹은 비애(悲哀)
2018. 11.14(수) 19:12
넬 NELL 헤어지기로 해 행복했으면 좋겠어 뮤직비디오 MV
넬 NELL 헤어지기로 해 행복했으면 좋겠어 뮤직비디오 MV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빠르게 변주되는 K-POP(케이팝) 시장 속에서 어떤 싱어송라이터들은 전매특허인 자신의 색깔을 고수하며 차라리 음악과 자아를 합치시키길 택한다. 넬(NELL)이 여전한 특유의 감수성으로 돌아왔다. 팬들 사이에서는 오랜 기다림이었다. 약 2년 2개월만의 공식 앨범이다.

14일 오후 6시 넬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보 ‘행복했으면 좋겠어’와 타이틀 ‘헤어지기로 해’를 전격 발매했으며 타이틀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헤어지기로 해’는 제목처럼 사랑이 끝난 뒤 이별을 겪는 주인공의 고통을 그린다. 외로운 느낌의 트레몰로 기타와 차분한 피아노가 첫 소절을 장식하며 쓸쓸한 감성을 한층 배가시켰다.

헤어짐 앞에서 상대방의 해명을 만류하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알겠으니까 / 그 어떤 설명도 아무 말도 하지 마’라는 도입부가 몹시 강렬하다. 이내 ‘“행복했으면 좋겠어” / 딱 그 정도만 아무 의미 없을 그런 인사 정도만 남긴 채로 우리 헤어지기로 해’라는 통보에서는 화자의 단호한 만큼 고통스러운 심경이 고스란히 읽힌다.

누구나 슬픈 사랑의 엔딩이나 이별의 회한을 가슴에 묻으며 살아간다. 넬 특유의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맑은 보이스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랑의 희노애락을 총천연색으로 묘사해냈다.

마음의 파문들을 특정 상징과 결부시키거나 시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표현해낸 넬의 음악들은 그간 국내 가요계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앨범에서도 이 같은 넬의 인장(signature)은 여전하다. 다가오는 슬픔은 미리 아파한다고 덜어지는 것이 아님을, 이별은 한사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보편적 비애의 정서가 리스너들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

뮤직비디오의 퀄리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일본 남녀 배우 오오시타 히로토, 카라타 에리카를 주연으로 기용했으며 일본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된 이번 뮤직비디오는 ‘헤어지기로 해’의 아련한 감수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디지털이 아닌 슈퍼에이트(Super 8) 필름으로만 촬영됐는데, 실제로 색이 바랜 듯 희뿌옇게 비춰지는 아날로그적 영상미가 압권으로 다가선다. 이별을 앞두고 좋았던 사랑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키고자 하는 화자의 속사정을 담아낸 것일까. 이 같은 아날로그 화면은 ‘헤어지기로 해’의 유독 슬픈 가사 내용을 고려한 연출일 것이다.

국내 톱급 모던 록밴드로 손꼽히는 넬은 지난 2016년 발매한 정규 7집 '씨(C)'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이번 신보를 발매한 상황이다.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던 만큼 이들은 여전한 색채의 음악과 메시지를 고수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싱글 속에서, 여전히 제 감수성의 결을 지켜내는 사람들은 귀하고 소중할 수밖에 없다. 넬의 음악을 여전히 사랑하고 지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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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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