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고(故) 배우 조민기의 아내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생일을 축하한 일을 두고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조민기 아내는 5일 죽은 남편의 생전 생일을 기념하며 개인 SNS에 생일 축하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조민기의 묘소 주위에 생일 케이크와 커피, 양주, 담배 등이 있는 모습이 담겼다. 더불어 조민기 아내는 "생일 축하한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짤막한 글을 덧붙였다.

그러나 사진 공개 직후 누리꾼들은 격렬한 찬반 논쟁을 벌였다. 조민기가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통해 과거 청주대학교 연극학교 교수 재직 시절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며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조민기가 해당 사건 관련 경찰 출석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으며, 이로 인해 수사가 종결돼 상습 성추행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 길이 없어진 점을 꼬집었다. 피해자들의 상처를 제대로 씻지도 못한 가운데 대중에게 공개된 SNS에 조민기 아내가 그의 생일을 축하한 건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가족으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피해자들의 상처는 안타깝지만, 혐의가 있는 것은 조민기이며 가족들에게 연좌제가 행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 나아가 아무리 공개된 SNS라 하더라도 조민기 아내는 일반인인 만큼 지나친 문제 제기는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한다는 의견이다.

논란이 거듭되자 조민기 아내는 해당 SNS 게시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각종 SNS를 통해 해당 게시물이 확산돼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조민기는 1991년 영화 '사의 찬미'로 데뷔한 배우다. 2008년 MBC 연기대상 남자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선 굵은 악역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고인은 지난 2월 20일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 재직 당시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충격을 자아냈다. 의혹이 제기된 직후 그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연이은 폭로에 당시 소속사를 통해 사과를 표명하며 자숙 의사를 밝혔다.

이후 조민기는 경찰 조사를 사흘 앞둔 3월 9일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이에 조민기의 상습 성추행 혐의 관련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공동취재단, 조민기 아내 SNS 캡처]